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드샵에서 시민들이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으로 지난해 멈칫했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금 활기를 띤다.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펜트업)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올들어 주요 제조사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5G 보급과 폴더블 디스플레이 적용 등 폼팩터(제품 외형) 혁신도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되살아난 스마트폰 시장, 바이러스 재확산에도 순항

올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와 달리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주요 시장조사업체별 출하량 집계는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IDC) 6억5870만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6억6620만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6억8300만대 등이다.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타를 맞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19.6%가량 증가한 수치다.
다만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1분기에 비해 2분기에는 시장이 다소 위축되는 모습도 보였다. 2분기 출하량을 IDC는 3억1320만대(전분기대비 -9.3%),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3억1420만대(-10.7%),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3억2900만대(-7.1%) 등으로 각각 바라봤다. 전 산업 분야를 덮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과 함께 인도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코로나 재유행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하반기 시장은 지역별 5G 상용화와 5G 스마트폰 출시 증가와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펜트업 수요 등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빠르게 재확산되는 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지난해 첫 확산 때만큼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 분기별 출하량. /자료제공=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그래픽=김은옥 기자

흐름은 돌아왔는데 판도는 달라졌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 변화를 준 요인으론 화웨이의 몰락과 LG전자의 철수를 꼽을 수 있다. 얼마 전까지 삼성전자의 아성을 위협했던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의 무역제재가 본격화된 이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5G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최근 플래그십 모델도 LTE로 내놓기에 이르렀다. 한때 북미시장 점유율도 20%에 육박했던 LG전자는 24분기 연속으로 쌓인 5조원의 누적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지난 4월 사업 종료를 선언하고 3개월 뒤인 7월 말 완전 철수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패권을 놓고 애플과 자웅을 겨뤄온 삼성전자도 이런 흐름에 따라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됐다. 출고가를 낮추면서 출시 일정도 앞당긴 갤럭시S21 시리즈의 선전으로 1분기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5G 스마트폰으로 대상을 좁히면 갤럭시S21을 출시한 1분기에도 경쟁사들에 비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아이폰12 프로맥스·미니 모델의 국내 출시를 맞아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 아이폰12 시리즈 4종이 진열된 모습. /사진=뉴스1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조사 기준으로 1분기 주요 제조사별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30.2% ▲오포 16.1% ▲비보 14.5% ▲삼성전자 12.7% ▲샤오미 12.4% 등으로 나타났다. 2020년 4분기 출시된 애플의 첫 5G폰인 아이폰12 시리즈가 흥행을 이어간 데다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업체들이 화웨이의 공백과 자국 내 5G 확산을 발판으로 전년동기대비 564~1165% 급성장을 이뤘다.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리더십을 이어가던 삼성전자로선 맞수 애플을 견제하지 못한 데다 낮은 중국시장 점유율에도 발목을 잡힌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2분기에 심화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대가 다시 무너지며 근소한 차이로 선두를 유지했다. 독자적인 iOS를 기반으로 삼는 애플 아이폰을 제외하고 5G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만 따지면 ▲샤오미 25.7% ▲비보 18.5% ▲오포 17.9% ▲삼성전자 16.5% 순으로 시장 점유율이 나타났다. 통상 2분기는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갤럭시S21의 흥행을 기대만큼 이어가지 못한 결과로도 풀이된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보고서는 통해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대비 5% 증가했다. 이는 주요 5개 제조사 중 가장 낮은 성장률”이라며 “고급 모델(하이엔드)의 애플과 중저가 모델(로우엔드)의 중국업체들 사이에서 협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 입장에선 중국과 인도 시장이 여전히 골칫거리지만 현재 다른 신흥시장에도 불이 붙었다”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유지를 위해선 중남미와 중동·아프리카에서도 방어와 반격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