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편법증여를 통해 주택을 취득하는 등 탈세혐의가 포착된 9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제공=국세청
# 소득이 전혀 없는 10대 후반 A씨는 음식점을 창업하면서 수억원 보증금과 인테리어비용 등 창업자금을 부담했다. 음식점 매출이 많지 않음에도 이듬해에는 수십억원의 고가 주택을 취득했다. A씨는 모 업체 대표이며 고액 자산가인 아버지 B씨로부터 창업자금과 고가 주택 자금을 증여 받았으나 증여세 신고를 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따라 세무당국은 창업자금 및 주택 취득자금 수증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19일 편법증여를 통해 주택을 취득하는 등 탈세혐의가 포착된 9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박재형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최근 연소자(29세 이하)의 주택 취득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편법증여를 통해 주택을 취득하는 등 다수의 탈세혐의를 포착해 조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택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를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20대 이하의 취득건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대까지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고가인 서울 지역의 20대 이하 취득 비중은 2분기 기준 6.9%까지 올랐다.

이번 조사 대상 97명 가운데 51명이 연소자다. 이들은 소득이 전혀없거나 사회생활 초기로 주택 취득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음에도 편법증여를 통해 고가아파트, 빌라 등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나머지 46명은 운영하는 사업체의 소득을 탈루하거나 법인자금을 부당 유출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를 취득한 사업자들이다.

연소자 51명 가운데 40명은 고가의 아파트 등 취득자금을 편법증여 받은 혐의다. 증여세 신고없이 부모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취득자금을 증여받거나 임대 보증금을 승계해 취득(갭투자) 했으나 보증금 외 매매대금을 부모가 지급했다.

나머지 11명의 연소자는 다세대·연립 빌라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편법증여를 받은 혐의다. 이들은 취득 과정에서 고액의 부채를 부담하거나 전세를 승계(갭투자)하면서 빌라를 취득했다. 취득자금을 부모에게서 증여받거나 다주택에 따른 규제 등을 회피하기 위해 부모가 자녀 명의로 취득했다.

이밖에 비연소자 46명은 재건축 아파트 취득자금의 출처가 부족해 조사 대상에 올랐다. 신고소득이 미미해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의 탈루소득으로 아파트를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법인 자금을 부당 유출한 경우 등이다.

국세청은 최근 연소자의 주택 취득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편법 증여 여부 등 검증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박 국장은 "연소자가 일정금액 이상 주택을 취득할 경우 자금출처 검증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주택뿐 아니라 상가 등 기타 부동산, 주식 등 자본거래를 통한 부의 대물림과 지능적 탈세에 대해 지속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수관계자간 차입금 등 편법증여가 의심되는 부채에 대해서는 차입금 완제시까지 상환내역에 대해 철저히 사후 관리하겠다"며 "차입금 상환과 보증금 반환을 부모가 대리변제하는지 여부 등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