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은 최근 정관읍에 있는 의료폐기물 소각장의 증설 추진과 장안읍 산업폐기물 매립장 설치 추진 때문에 지역사회의 민심이 극도로 흉흉해져 있다. 그런데 또 다시 일광면에 방산업체 이전 추진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하자 군수와 군의회, 지역사회가 사즉생의 각오로 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다.
풍산금속의 기장 이전은 그 목적이나 내용의 타당성 여부를 차치하고서라도 우선 절차적 정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본령으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어떤 경우이든 주민 동의, 즉 '주민수용성'이 제일 선결과제이다. 지역에 방산업체와 같은 기간산업단지나 공장이 입주하려면 지역주민과의 충분한 소통과 이해와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민주적 절차와 충분한 동의를 거쳐 주민수용성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에너지 전환의 일환으로 지역 곳곳에서 추진되던 풍력발전단지의 경우도 주민수용성이라는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사업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 에너지 전환을 위한 그린뉴딜사업도 이러할진데 하물며 주민혐오시설에 가까운 방산업체 이전에는 더 할 나위가 없다. 지역주민과의 협의와 주민 동의 없는 일방적인 사업단지 추진은 '주민 수용성'이라는 지방자치의 대전제에 정면 위배되는 행위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처사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풍산금속이 이전하고자 하는 공장 부지 또한 과연 타당한 곳인지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풍산금속 측이 지정한 해당지역은 97%가 환경보호를 위한 보전녹지지역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해당지역은 기장군에서 제1경으로 꼽는 달음산과 일광해수욕장, 일광생태하천과 연어 테마길에 인접해 있으며, 숲이 우거지고 자연환경이 수려한 곳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해당지역 인근은 8만여 명이 거주하는 정관신도시가 있으며 새롭게 신도시가 조성되어 현재 2만5천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일광신도시와도 인접해 있다. 당연히 대규모 방산업체가 조성되면 자연환경 훼손과 주민의 재산권 피해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풍산금속이 하필이면 대규모 주거단지인 정관신도시와 일광신도시 사이의 보전녹지지역에 공장을 이전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즉 25만평이라는 광대한 보전녹지지역을 공장부지로 변경 허가 받아 헐값으로 불하받은 후 나중에 대규모 부동산 시세차익을 노리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그게 아니라면 굳이 주거단지 사이의 녹지를 고집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기장군은 이미 세계최대의 원전밀집지역에다 원전 외에도 11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2개의 산업단지가 조성중이며, 산업폐기물처리장 계획과 신도시 조성에 따른 교통 체증 등으로 주민불만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장군민이 반대하는 방산업체 ㈜풍산의 기장군 이전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지난 40~50년간 원자력발전소와 함께 고통을 감내해 온 기장군민들이 더 이상 희생되어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절차적 정의에 입각해 지방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의 원칙을 올바로 확립하기 바란다.
조용우 생태문명전환포럼 상임대표·전 더불어민주당 기장군지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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