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고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대출절벽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사진은 시중은행 대출 창구./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금융당국이 고강도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대출절벽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은행들이 대출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우대금리와 대출한도를 축소하고 급기야 대출중단에 나서면서 실수요자 사이에선 대출사다리가 언제 끊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8년 11월 이후 2년9개월(33개월)만이다. 이주열 총재가 취임한 이후로는 2017년 11월, 2018년 11월 이후 세번째 인상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내린 이후 같은해 5월 사상 최저수준인 0.5%로 낮췄다. 이어 지난달까지 14개월 동안 9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왔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의 상승세는 가팔라질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 등 금융회사의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금융소비자에게 최종 적용되는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올 6월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지난달 81.5%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14년 1월(85.5%) 이후 7년5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이자부담이 커지는 차주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 금리는 이미 많이 뛴 상태다. 한은이 지난해 3∼5월 두달만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5%로 대폭 낮추자 같은해 7월 은행권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2.86%로 떨어졌지만 현재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6월 연 3.75%로 0.89%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평균금리 역시 연 3.26~3.70%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해당 금리는 4%대로 뛸 전망이다.

하반기 대출 증가율 3~4% 맞추려면 금리 상승세 가팔라질 듯

여기에 금융당국이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고강도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 대출금리를 올려왔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 3~4%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대출금리가 오르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 2분기 가계빚이 1805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8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에도 올 들어서만 가계빚이 78조원 불었다.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말보다 38조6000억원 늘어난 1705조3000억원으로 역대 2분기 중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지난 6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72.7%가 변동금리대출인 만큼 다른 금융기관 역시 변동금리 비중이 이와 같고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폭인 0.25%포인트 오른다고 가정하면 이자부담은 약 3조1000억원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은 오는 27일까지 시중은행에 개인 신용대출의 최대한도와 향후 대출한도 조정 계획을 내라며 사실상 대출 축소를 압박하고 있다. 이미 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 24일부터 개인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를 2억원에서 1억원 이하로 축소한 동시에 연소득의 100% 이내로 줄였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은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며 "이자부담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선제적인 대출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