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북한은 유엔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의 추진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은 지난 16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측 기정동 마을과 남측 대성동 마을에 각각 인공기와 태극기가 펄럭이는 모습. /사진=뉴스1
북한은 유엔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의 추진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리태성 외무성 부상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눈앞의 현실은 종전선언 채택이 시기상조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 부상은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자신들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력 증강 행보가 이어지고 있음을 들었다. 미국이 올해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한 것과 한미 미사일지침의 종료 선언, 미국이 한일 양국에 새 무기체계를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을 언급하면서다.


리 부상은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의 지상과 해상, 공중과 수중에 전개돼 있거나 가동하고 있는 미군무력과 방대한 최신전쟁 자산들, 그리고 해마다 벌어지는 각종 명목의 전쟁연습들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 정책이 날이 갈수록 더욱 악랄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정세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속에 종이장에 불과한 종전선언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철회로 이어진다는 그 어떤 담보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를 힘으로 타고앉으려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한 우리의 정당한 국방력 강화 조치는 도발로 매도되고 우리를 위협하는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군비증강 행위는 억제력 확보로 미화되는 미국식 이중기준 또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날 직후 우리 군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한 지난 15일의 일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미국은 당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18일 이에 대해 "미국은 15일 공교롭게도 동일동시에 조선반도에서 올린 폭음을 들으면서도 '북조선의 행동은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걸고들었고 남조선의 행동에 대해서는 함구무언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리 부상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산생되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에는 예외없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놓여 있다"며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달라지지 않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종전을 열백번 선언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전선언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조선반도의 정전상태를 끝낸다는 것을 공개하는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종전선언이 현시점에서 조선반도 정세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은폐하기 위한 연막으로 잘못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바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유엔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회담을 제안하며 '종전선언'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