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토론토 블루제이스 이적 후 2번째 시즌을 마친 류현진(34)에 대한 결산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고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로저스 센터에서 뒤늦게 신고식을 치렀으며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개인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지만, 다승 외에 만족할 만한 성적이 아니며 에이스의 칭호마저 잃었다.
류현진은 4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토론토의 12-4 대승에 기여했다.
승리 투수가 된 류현진은 2013년, 2014년, 2019년에 이어 4번째로 시즌 14승째를 기록했다. 팀당 60경기의 단촉 시즌으로 진행된 지난해에는 12경기에 나가 5승을 수확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에 대해 "최근 가장 좋은 투구였다"고 호평했지만, 이날도 류현진은 위태로웠다.
특히 11-2로 크게 앞선 5회초 안타 2개와 4사구 2개로 실점한 데다 2사 만루에 몰리자 토론토 벤치는 불펜 투수들을 준비시켰다. 자칫 승리 투수 요건까지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기고 교체될 수 있었는데 류현진은 페드로 세베리노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 한숨을 돌렸다.
토론토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일단 이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했던 상황이지만, 9점차 리드 상황에서 흔들리는 류현진을 향한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보여준 장면이었다.
류현진은 시즌 막바지 난조를 보이며 조기 강판을 당하기 일쑤였다. 5이닝을 던진 것도 9월7일 뉴용 양키스전(6이닝 무실점) 이후 한 달 만이었다.
2019년 시즌 종료 후 토론토와 4년 8000만달러에 계약한 류현진은 지난해 경기 수가 적어 67이닝만 던졌다. 올해는 정상적인 팀당 162경기 시즌을 치르면서 류현진은 100이닝 이상 늘어난 169이닝을 소화했다. 2013년(192이닝), 2019년(182이닝)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이닝이었다. 또한 가장 많은 31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장 많은 10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도 4.37에 그쳤다. 류현진이 4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친 것은 처음이다. 2016년 평균자책점 11.57을 기록했으나 당시엔 부상으로 한 경기만 뛰었다.
다른 지표도 만족스럽지 않다. 류현진은 홈런을 가장 많은 24개나 맞았으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13회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9경기에 나가 퀄리티스타트 22회를 기록한 2019년과는 대조적이다.
류현진이 시즌 내내 불안했던 것은 아니다. 5월까지만 해도 5승 2패 평균자책점 2.64 이닝당 출루허용률 1.04로 훌륭한 투구를 펼쳤다. 전반기 막판 4경기에선 3승을 쓸어 담으며 개인 시즌 최다승 신기록 경신도 가능해 보였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7월19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둬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후 류현진을 롤러코스터 투구를 펼쳤고, 사이영상급 호투를 이어간 로비 레이에게 1선발 자리마저 내줬다.
류현진은 그동안 흔들려도 긴 이닝을 책임졌지만 8월 들어 달라졌다. 8월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부터 7경기에서 5이닝도 못 던진 것이 4번으로 절반이 넘었다. 월간 평균자책점이 8월 6.21, 9월 9.20으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의 위력이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오랜만에 슬라이더를 장착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류현진은 14승으로 레이, 스티븐 마츠와 함께 팀 내 최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은 아니었고, 토론토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지도 못했다.
단축 시즌 뒤 첫 풀시즌으로 강행군을 치러야 했던 영향 탓도 있겠지만, 류현진의 나이도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만큼 내년 시즌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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