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이스라엘 바이오기업 레드힐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후보 '오파가닙'이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망률을 62% 줄였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규제기관으로부터 품목허가 획득에 성공할 경우 올해 안 출시가 예상되는 다국적제약사 MSD의 몰누피라비르와도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MSD는 가능한 이른 시일 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호주와 태국 등 각 나라들도 해당 치료제의 선구매에 나서고 있다.
◇오파가닙 위약대비 사망률 62% 감소…산소치료 및 입원일 감소에도 효과
레드힐은 지난 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오파가닙이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임상2·3상에서 환자들의 사망률을 62% 감소시키고 환자들의 상태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레드힐은 다기관, 이중맹검, 무작위 임상시험에 참가한 코로나19 환자 475명 중 중증 폐렴환자 25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오파가닙이 환자들의 산소치료를 종료하거나 퇴원하는 시간을 유의미하게 앞당겼다고 밝혔다.
환자들은 모두 표준 치료법인 '덱사메타손' 및 '렘데시비르' 치료를 받았으며 두 집단으로 나뉘어 오파가닙 및 위약을 처방받았다. 분석결과 오파가닙을 투약한 환자군의 사망률이 위약군에 비해 6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파가닙은 사망률 외에 산소치료 및 퇴원에서도 위약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해당 환자들 대부분은 최대 60%에 달하는 흡입산소농도(FiO2) 치료가 필요해 비강캐뉼라 또는 산소마스크가 필요했다.
임상결과 투약 14일 후 오파가닙 투약군 처방 환자들의 77%가 산소 치료를 중단했으나 위약군의 경우 63.5% 수준이었다. 레드힐 측은 오파가닙이 위약에 비해 약 21%가량 더 높은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오파가닙 투약 환자들의 평균 퇴원일이 10일을 기록한데 비해 위약 환자군의 경우 평균 14일이 걸렸다.
오가파닙은 알약 형태의 저분자 약물로 세포 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에 활용되는 스핑고신 키나아제2(SK2)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항 코로나19 효과를 낸다. 레드힐 측은 오가파닙이 앞서 진행된 전임상 시험에서 현재 유행 중인 델타 변이를 비롯한 주요 우려변이(VoC) 종에 대해서도 억제 효과가 입증돼 새로운 변이에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레드힐 측은 현재 오파가닙에 대한 주요 데이터 분석이 아직 진행 중이며 이후 단계를 위해 미국 정부와 FDA를 비롯해 각국의 규제기관 및 국제기구 등과 연구결과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SD 몰누피라비르, 이달 중 FDA 긴급신청…각국 선구매 협상 중
한편 앞서 공개됐던 MDA의 몰누피라비르가 위약대비 중증 환자의 입원·사망률을 약 50% 감소시킨다는 임상3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각국 또한 해당 치료제 도입에 나섰다. 가장 먼저 미국 정부는 몰누피라비르 개발이 한창이던 지난 6월 170만병분을 선구매했다.
우리 방역당국도 이미 몰누피라비르의 선구매를 위해 협상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9월 8일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국내외 치료제 개발 상황을 모니터링(점검)하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와 선구매를 협의 중이지만, 자세한 내용은 비공개"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먹는 치료제 3만8000명분 구매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168억원을 확보하고 2022년 예산 194억원을 책정했다.
태국 정부 또한 20만회분 구매를 위해 협상 중이며 호주 정부는 30만회분 구매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1회분(코스)은 5일동안 하루 2회 복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을 통해 "내년 초에는 선적 물량이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현재 영국, 말레이시아, 대만 등도 몰누피라비르 구매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BBC 보도에 따르면 MSD는 앞으로 2주 안에 FDA에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MSD는 또한 저소득국가 및 개발도상국에도 이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도록 여러 제네릭(복제약) 업체와 라이선스(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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