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내가 경기에서 잘하면 할아버지가 병원에서 치킨을 사서 돌렸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지난 9일 조부상을 딛고 돌아오자마자 3안타 맹타를 휘두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덤덤한 말투로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꺼냈다. 이젠 손자의 경기를 직접 보러 오지는 못하지만 하늘에서 자신의 경기를 보며 편안하게 쉬셨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정후의 할아버지이자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의 부친인 이계화씨는 지난 9일 별세했다. 발인이 12일 오전이라 이정후의 이날 NC 다이노스전 출전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소속팀 키움은 치열한 5위 싸움을 벌이는 중이었다. 비중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야구인 아버지는 아들에게 팀 복귀를 권했다. 그렇게 전날(11일) 팀 훈련부터 참여한 이정후는 NC전에서 승리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NC전을 승리로 이끈 이정후는 경기 후 "아버지가 지금 키움의 상황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경기에 집중하라고 하셨다"며 이른 복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정후에게 있어 할아버지는 스승이자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어릴 때는 캐치볼 상대였고 프로에 와서도 코칭스태프 못지않은 전문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정후는 "캐치볼을 할 때 할아버지가 늘 '왼쪽 가슴을 보고 던져라'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또한 최근에 타격이 부진할 때는 오른쪽 어깨가 열리는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며 지난 일을 들려줬다.
열정이 넘치던 할아버지였으나 프로 무대를 누비는 손자의 활약을 직접 지켜보지는 못했다.
이정후는 "프로 입단 후 할아버지를 광주 원정 경기에 초청하려고 했는데 그때부터 건강이 안 좋아지셨다. 그래서 늘 경기를 병원에서 TV로 보셨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손자가 활약하는 날이면 누구보다 기뻐하던 할아버지였다.
이정후는 "경기를 보시면서 내가 잘하는 날엔 병원에서 치킨을 사서 돌리셨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며 "NC에 사촌 형(윤형준)도 있으니 이제는 (하늘에서)손자들의 경기를 보시면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마음속 인사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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