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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USB는 5만원이고 라이터는 10만원 넘어요."
서울 용산구의 한 전자상점 앞 진열대에는 안경, 시계, 라이터,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모양은 각기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변형·초소형 카메라다.

전자상점 주인은 변형카메라의 사용방법, 촬영 가능 최대시간을 설명하며 "인터넷 판매 가격보다 싸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관상 카메라인지 구분할 수 없는 변형카메라가 최근 불법촬영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23일 경찰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 촬영범죄 발생 건수는 지난 5년간 매해 5000건이 넘었다. 불법촬영 건은 최근 3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지난 한 해에만 5032건이 발생했다.

불법촬영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은 변형·초소형 카메라 규제를 호소한다. 최근 경기 양평의 한 모텔 객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손님을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 4명이 검찰에 송치됐는데, 이들은 렌즈지름이 1㎜에 불과한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불법촬영 범죄에 이용되는 초소형 카메라의 유통을 규제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23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초소형 카메라가) 안경, 볼펜, 액자, 시계, 생수통, 화재경보기로 위장된 모습으로 우리 옆에 존재한다"며 "누구나 찍힐 수 있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변형·초소형 카메라는 특별한 절차나 관리 없이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도 초소형 카메라를 검색하기만 하면 2만원대에서부터 30만~40만원이 넘어가는 고가의 제품들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변형카메라 규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규제를 위한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변형 카메라의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변형카메라의 제조·수입·수출·판매·구매대행·소지 등을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국내 변형카메라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이력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특히 변형카메라를 제조·수입·판매·대여·구매 대행하려는 사람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등록하도록 하고 이력정보시스템을 통해 관리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해당 법안은 지난 4월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됐으나 현재 계류 중이다. 과방위 수석전문위원은 법안 검토에서 "범죄예방 및 사생활 보호 측면과 기술발전 및 산업육성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변형카메라 관리감독의 필요성을 얘기한 지 벌써 5년이 됐다"며 "(발의된) 법안이 유통을 전면적으로 규제하기보다도 누가 사고파는지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인데 이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정도의 규제"라고 말했다.

법제화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청와대도 관련 입법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주희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법률안이 변형카메라를 악용한 범죄에 실효성 있게 대응함과 동시에 제기됐던 산업발전 저해 우려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정되도록 해당 입법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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