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불안 때문에 접종을 기피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판단해 정부가 인과성이 부족해도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최대 3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이상반응 인정에 너무 인색하다고 질타받은 정부가 이처럼 보상을 확대한 것이 실제로 백신 미접종자의 접종을 독려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추진단)은 28일 오후 코로나19 예방접종 11~12월 시행계획 내에 미접종자 접종률 제고방안과 접종 후 이상반응 대응강화 및 지원 확대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추진단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 중 1차접종 미접종자는 약 517만여명이다. 10월 2주차에 실시된 제43차 코로나19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주요 미접종 사유는 이상반응 우려(70%), 백신효과 불신(58%) 및 기본방역 수칙을 통한 예방 가능(40%)이었다.
이달 초 이뤄진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인색한 백신 피해 보상을 질타했다. 야당은 미접종자들이 접종하지 않는 이유가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야박한 정부의 보상과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백신 피해보상 기준 중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은 인과성불충분(4-1) 항목으로, 이는 시간적 개연성은 있으나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감장에 출석한 증인과 참고인들은 이유를 잘 모른 채 해당 결정을 통고받았다고 정부를 성토했다.
이같은 불만들을 반영한 듯 정부는 지난 5월 인과성 불충분 사례도 의료비 지원을 시작한 데 이어 이번에 기존의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보상을 확대했다. 이미 의료비를 지원받은 경우에도 소급 적용해 추가 지원을 받게 할 방침이다. 또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예방접종피해보상전문위원회의 정부 측 위원을 민간백신 전문가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국내의 이상반응 신고와 보상이 해외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추진단은 "현재 국내 이상반응 사망 신고율은 영국보다 낮고 일본과 동일한 수준이나 피해보상 인정 건수는 지난 25일 기준 2287건으로 미국(1건), 일본(66건), 싱가포르(144건)에 비해 적극적인 피해보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같은 진단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신 접종 의무화를 확대하고 있는 미국이지만 이상반응에 대한 보상은 거의 없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 보상은 에볼라 및 지카 바이러스, 수두 등의 백신 피해와 함께 'CICP'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접수받는데 통신에 따르면 2010년 이 프로그램 시작 후 92%인 455건의 신청은 기각됐고 29건의 신청만 보상이 지급됐다. 그리고 지난 8월까지 코로나19 관련 보상은 1건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피해 보상 확대 조치가 접종률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피해 보상 제도를 두는 것은 미래의 위험에 대한 안전판이 마련됐다는 의미지 접종받는다고 당장 현실에서 주어지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은 100달러 예금증서, 맥주 등을 백신 유인책으로 써왔다. 홍콩은 백신 복권 상품으로 15억 아파트를 내걸기까지 했다. 각국이 당장 손에 무엇인가를 쥐는 유인책을 내놓은 것은 사람의 심리가 미래의 일에 대해서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간호대학에서 백신 접종을 연구하는 한 행동과학자는 "인간은 매우 현재에 편향됐기 때문에 보상이 미래에 있는 예방접종 시행은 종종 난관에 부딪친다"며 100달러 지급같은 유인책이 쓰이는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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