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전환 1차 개편이 시작된 가운데 한 확진자가 다른 사람을 몇 명이나 감염시켰는지 알려주는 감염재생산지수가 최근 1주일 사이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실내모임이 늘어나는 겨울철과 연말연시 등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방역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유행 확산과 억제를 가늠하는 지표인 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1.03으로 파악됐다. 직전 3주간 1 미만(0.89→0.86→0.88)을 유지하다가 다시 1을 넘어선 것이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다.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의미한다.
4주 전부터 감소세를 보이던 주간 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1960.7명→1561.9명→1338.9명→1716.4명)도 지난 주부터 증가세로 전환된 상태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일 "(확진자 증가세 전환은) 거리두기 완화와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 추운 날씨로 인해 실내 활동이 증가하면서 환기가 어려워진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는 마지막 날이자 핼러윈데이인 지난달 31일 밤 서울 이태원·강남·홍대 등 번화가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하루 이태원로와 세계음식거리, 퀴논길 등 이태원 주요 길목에 몰린 인파는 8만명으로 추산됐다. 파티가 절정에 달했던 오후 6∼9시께 최고인원은 6만명에 이르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말연시 각종 송년회와 신년회 등도 복병이다. 당장 1일부터 수도권은 10명,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임이 가능해지고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도 없어진다.
정부 “확진자 증가 필연적” 전문가들 “위드코로나 속도조절 필요”
정부와 전문가들 모두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확진자 증가는 필연적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얼마나 증가할지는 해외 사례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정부 방침은 총 확진자 규모보다는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최소화시키는 쪽으로 방향성을 달리 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확진자 증가를 정확히 예측하기가 좀 어렵다"면서도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일상회복 기대감으로 그동안 하지 않았던 각종 모임이나 행사가 많이 일어나 확진자 증가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실제 해외 사례에서도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 현상이었다"며 "관건은 확진자가 의료체계 감당 범위 내에서 증가하느냐"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며 위드 코로나 전환의 속도 조절을 강조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달 22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이 개최한 '단계적 일상회복' 관련 2차 공개토론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재생산지수 실측치를 활용한 모델링 결과를 인용해 "신규 확진자가 2022년 3월부터 8월까지 최대 2만5000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도 방역이 느슨해지면 감염이 늘어난다"며 "백신 미접종자도 상당수 있고 접종 후 3개월이 지나면 돌파감염이 시작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위드 코로나로 가더라도 일상생활 제약을 완화하는 것이지 완전히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도 지난달 27일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위드 코로나 이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염호기 의협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 위원장(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내과 교수)은 "전문가들이 위드 코로나를 도입한 이후 5차 유행이 올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면서 "국내에 일일 확진자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드 코로나 비상계획 조치 면밀 검토 중… 재택치료 정착시킬 것”
정부는 국민적인 방역 피로감은 물론 2년 가까이 고통을 감내한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해 위드 코로나 도입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행 급증에 대비해 방역을 강화하는 비상계획 기준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박향 방역총괄반장은 1일 브리핑에서 "세부적인 기준에 대해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를 중심으로 면밀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중 의료 대응 역량을 넘어서는 유행이 발생하면 비상계획을 발동하고 사적 모임, 방역패스 등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가 지난 10월29일 제시했던 비상계획 가동 예시에는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 75%가 언급돼 있다.
이에 대해 박 방역총괄반장은 "전문가 조언에 따르면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 50~60% 정도에 예비명령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제안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기준만으로 비상계획 전환이 결정되지 않는다"면서 "확진자 발생 양상, 중증화율, 치명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전문가 의견을 들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정부는 다음달부터 주요 방역지표가 치명률 등으로 변경되는 만큼, 중환자에 집중하되 더 많은 무증상·경증 확진자를 감당할 수 있도록 재택치료를 중심으로 의료체계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 중심의 재택치료를 비수도권으로 확대하고 당분간 생활치료센터의 규모를 유지하되 재택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입소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중증 환자는 기존에 확보한 병상을 활용하고, 추가 병상도 필요한 만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하루 5000여명의 환자 발생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존에 마련한 병상을 이용해 중등증·중증 환자용 병상을 확보하되 긴급한 상황에서는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확대하거나 감염병전담병원을 추가 지정할 예정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본부장은 지난달 29일 “현재 위중증 환자용 병상이 1065병상이고 지난 8월13일 병상 확충을 위해 발동한 행정명령을 통해 약 1150병상까지 늘어난다”며 “이를 계산해보면 5000명 정도의 환자 수용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올바른 마스크 착용 #건강한 거리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