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지침이 시행된 첫날 저녁 한 식당에 손님들이 가득 차 있다.© 뉴스1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사건팀 = "이게 얼마 만의 회식인지 모르겠어요. 코로나19 발생 뒤로 회식이란 말 자체가 사라졌는데, 이젠 옛날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지침이 시행된 첫날인 1일 저녁 7시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고깃집 앞에서 만난 회사원 김병호씨(41·가명)는 1년여 만의 회식에 반가움을 드러냈다.

이 시간 종로구 일대 식당가에는 저녁 회식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테이블을 채우고 있었다. 완화된 방역지침 시행 첫날이란 점에서 수도권 모임 인원 제한인 10명까지 채운 경우는 드물었지만 너덧이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술을 곁들일 수 있는 고깃집, 치킨집, 감자탕집 이 더욱 붐볐다. 다만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설치돼 있고, 온도 체크 및 큐알(QR) 체크인이 여전한 점에서 코로나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듯했다.

김씨는 "오랜만에 모였고, 10시 이후에도 식당에 갈 수 있으니 3차까지는 갈 계획"이라며 "코로나 감염 걱정이 아예 없진 않지만 그래도 백신접종도 완료했고, 이젠 코로나와 함께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저녁 약속을 잡아서 모이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직장인 김수연씨(30·가명)는 "광화문 술집에서 친구와 만나려 한다"며 "위드 코로나 첫날을 인지하고 약속을 잡은 건 아니지만 마침 방역이 완화돼 오랜만에 친구와 늦게까지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퇴근하고 만나면 시간이 애매해서 식당에만 있다가 헤어지는 약속이 많았는데, 오늘은 더 느긋하게 있다 갈 생각"이라며 "10시에 만원 지하철을 타지 않아도 되는 점에서 좋다"고 즐거워했다.

다만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지면서 밤늦게까지 회식에 참여해야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직장인 박진환씨(30·가명)는 "어쩌다 한번 하는 회식은 환영이지만 옛날처럼 새벽까지 눈치 보느라 남아 있어야 하는 상황이 올 것 같아 걱정"이라며 "10시 제한과 인원수 제한이 벌써 그립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의 모습은 낮에도 나타났다. 대부분 4~5명이 모여 이동했으나, 종종 10명 이상 우르르 식당으로 향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인근 식당에는 직원들에게 "테이블 두 개 붙여도 되나요"라고 묻기도 했고, 좌석이 부족해 단체손님들이 밖에서 대기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대구 중구청 근처의 한 음식점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방역수칙으로 평소 단체 예약이 1건도 없었는데 오늘 오전에만 4건이나 들어왔다"며 "이제야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든다"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1일 서울의 한 카페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식당들의 구인경쟁도 시작된 모습이었다.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의 음식점 문 앞에는 '월급제 주방직원 구합니다' '홀서빙 상시모집' '알바 구함' 등 색색의 구인공고가 붙어있었다. 프랜차이즈 제빵업체도 '급구'를 내걸고 구인공고를 써 붙였다.
2층 규모의 한 호프집에서도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에 구인공고를 내걸었다. 호프집 사장 오진영씨(가명)는 "2~3일 전 구인공고를 냈다"며 "지금 4명이 근무 중인데 4명 더 뽑을 생각이다. 다만 아직 아무 연락도 없고, 다른 식당들도 사람을 못 구해 장사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영화관에는 취식이 가능한 '방역패스관'을 설치해 관객들이 오랜만에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감상하는 여유를 만끽했다. 일부 관객이 방역패스관의 존재를 몰라 약간의 혼란을 겪었으나,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방역패스관은 2차 접종을 마치고 14일이 경과한 고객만 입장할 수 있다. 일반 상영관과 달리 팝콘이나 핫도그 등 음식물을 먹을 수 있고 띄어앉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방역패스관을 도입한 CGV 외에도, 롯데시네마는 3일부터 방역패스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키오스크에도 방역패스관은 '취식 가능 전용상영관'이라는 안내문이 떴다. 식음료를 직접 주문해보니 '방역패스관에서만 취식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나왔다. 다만 14일이 지났는지 별도로 확인할 방법은 없었는데 상영관 입구마다 직원이 '접종완료증명서'를 확인했다. 14일이 지나지 않았거나 미접종자는 표를 환불해줬다.

반면 위드 코로나에도 실내체육시설에는 여전히 막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헬스장의 경우 만 18세 이하 아동·청소년, 완치자, 의학적 사유에 의한 백신접종 예외자 등 예외자를 제외하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하지 않았을 경우 PCR(유전자증폭)검사를 48시간마다 받아야 입장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피트니스센터에서 일하는 이모씨(38)는 "다른 업종은 필요 없는데 유독 헬스장에 절차가 필요한 것"이라며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오늘부터 시행인데 5명이 환불을 요청했다"며 "규제가 완화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불이익이 더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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