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을 경고하고 나섰다.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겨울이 다가오는 만큼 트윈데믹 위험은 한층 높아졌다.
트윈데믹은 두 가지 감염병이 두 개 이상 대륙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전염병 경보 단계 중 최고 등급인 '팬데믹'이 겹쳐 일어난다고 해서 '트윈데믹'으로 불린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가 1000만명에 달하는 점이 우려스럽다. 당국은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등 감염병이 유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름감기인데 지금 유행…방역긴장 풀려 확산 가능성 ↑
주로 여름에 발생하는 유행성 감기인 '파라인플루엔자'가 지난 9월 말부터 유행해 방역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파라인플루엔자는 주로 4월에서 8월 사이에 유행하는 감염병이다. 올해처럼 늦가을에 유행하는 것은 예외적인 현상이다.
파라인플루엔자에 걸리면 열이 나고 기침, 콧물 등 경미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 파라인플루엔자는 지난 9월 말부터 영남 지역 6세 이하 소아를 중심으로 유행 중이며,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현재 검출되고 있는 (독감) 양성률 대부분이 파라인플루엔자"라며 "이 감염병은 예방접종이나 치료제가 없어 걸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파라인플루엔자와 인플루엔자(독감)는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이다. 하지만 파라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것은 올겨울 인플루엔자도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인플루엔자가 거의 유행하지 않았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국민들이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덕분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다르다. 지난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with covid19·코로나와 공존)'을 시행함에 따라 방역 긴장감이 풀린 모습이 속속 목격되고 있다. 지난해 인플루엔자와 파라인플루엔자 모두 유행하지 않아 면역을 가진 인구가 적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 중이다.
◇코로나19와 구분 어려워…동시 감염시 치명적
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호흡기질환으로 매년 겨울과 이듬해 초봄까지 유행한다. 일반적인 감기와 다른 질환이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고열과 구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 등의 증상을 겪는다.
일반감기보다 전염력이 훨씬 강하다. 노약자, 기저질환자가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합병증으로 숨질 수 있다. 하지만 증상만 놓고 보면 코로나19와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노인이 두 감염병에 동시에 걸리면 사망 위험이 크게 치솟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트윈데믹이 크게 유행하면 응급실로 환자가 몰릴 것이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독감에 걸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플루엔자 치명률은 0.04~0.08%로 1만명당 사망자가 4~8명에 그친다. 하지만 노약자 중 일부가 합병증이 발생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생후 6개월 이상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모두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한다. 코로나19 국내 치명률은 0.78%로 인플루엔자보다 훨씬 높다.
상황이 이런데도 방역 긴장감이 대폭 풀리고 있어 방역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올해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노인과 어린이, 임신부, 기저질환자는 특히 걸리지 않도록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독감 백신 다 맞아도 괜찮아…개인위생 지켜야 감염 예방
그동안 방역당국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을 같은 날 접종해도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다만 두 백신은 다른 팔에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1바이알(병)이 다인용 접종이며, 인플루엔자 백신은 1바이알(병) 1인용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당국은 백신 종류가 헷갈려 오접종하는 일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백신을 다 맞아야만 트윈데믹 유행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
올해 정부가 준비한 인플루엔자 백신 계획량은 2856만명분이며, 모두 4가 백신이다. 4가 백신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 2종과 B형 2종 등 4종을 예방한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가장 효과적인 인플루엔자 예방 수단은 매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만일 인플루엔자에 걸렸다면 가급적 빨리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한다.
국내에는 소아청소년과 일부 성인 등 1000만여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 그중 만 18세 이상 성인 미접종자는 약 430만명이다. 따라서 이들이 먼저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아야 트윈데믹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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