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올해 프로야구 고졸 신인 야수 중 으뜸이라고 평가받던 나승엽(19·롯데 자이언츠)이 한 시즌만 뛰고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 지원했다. 내년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지만 나승엽은 '다른 길'을 택했다.
상무는 지난 1일 야구선수 선발 관련 1차 서류전형 합격자 45명을 발표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소속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는데 롯데 선수들이 가장 눈에 띄었다.
나승엽을 포함 손성빈(포수), 정우준, 송재영(이상 투수) 등 올해 입단한 신인선수 4명이 빠른 군 복무를 희망했다. 2000년생인 정우준과 2002년생 동갑내기인 나승엽, 손성빈, 송재영은 잠재력을 인정받아 데뷔 첫 해부터 1군 무대를 경험했다.
내년에도 팀에 남아 치열한 경쟁을 펼쳐 입지를 강화할 수도 있으나 구단과 선수들은 더 멀리 내다봤다. 롯데 구단은 "장기적인 육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큰 기대를 모았던 나승엽은 1군의 벽을 실감하며 60경기 타율 0.204(113타수 23안타) 2홈런 10타점 1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563의 성적을 남겼다. 손성빈(20경기), 정우준(6경기 5⅔이닝), 송재영(19경기 14⅔이닝)도 1군 주축 선수로 자리를 잡진 못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사실 신인 선수가 입단하자마자 1군 선수단에서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강백호(KT 위즈)는 매우 특수한 경우"라며 "개인적으로 선수들의 전성기가 19~20세부터 온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4명의 신인 선수들이 올해 1군 경기를 뛰며 프로의 세계를 경험했다.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친 뒤 돌아와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짰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팀을 강화시키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성 단장은 "그동안 우리 구단은 선수들의 병역과 관련해 '계회적인'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이 신인들은 내년 전력을 끌어올려줄 자원이나 (당장 1군 주전으로 자리 잡기 힘든 만큼) 좀 더 미래를 내다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나승엽, 손성빈, 정우준, 송재영 외에 젊은 선수들의 등 병역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4명의 선수만 상무에 지원했는데 성 단장은 "합격 가능한 선수들만 추려 지원했다"고 했다.
내년 9월에는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 노메달에 그친 2022 도쿄 올림픽을 통해 따가운 비판을 받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야구대표팀 운용 계획을 변경, 아시안게임을 유망주 중심의 대표팀으로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올해 가능성을 엿본 신인 선수들이 내년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대표팀에 발탁돼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국야구는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했다.
이에 2021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신인 투수 김진욱은 상무에 지원하지 않았다. 불펜 투수로서 눈도장을 찍은 김진욱은 대체 선수로 대표팀에 발탁,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바 있다.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김진욱이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구단 내부적으로 판단했다.
성 단장은 "당연히 나승엽 등 신인들의 아시안게임 참가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그렇지만 불확실한 발탁 여부로 1년을 허비하는 것보다 빨리 병역 의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선수들과 논의 후 결정했다"고 말했다.
나승엽, 손성빈, 정우준, 송재영의 상무 입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3일 체력측정과 인성검사,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아야 한다. 만약 이들 중 불합격자가 나올 경우에는 현역 입대, 사회복무요원 소집 등 다른 병역 해결 방법도 있지만, 거기까진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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