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이밝음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상업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예산을) 삭감한다면 대환영이죠."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TBS 출연금 3분의1을 삭감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방송인 김어준씨를 비롯해 TBS 내부에서는 "예산 삭감에 앞서 상업광고를 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장을 밝혀,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주목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하며 TBS 출연금을 올해 375억원에서 123억원 삭감한 252억원으로 책정했다.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을 만들어 서울시로부터 독립했으나 여전히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하고 있다.
오 시장은 "TBS는 독립 언론으로, 그에 따른 의무와 책임도 함께 독립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스스로 홀로 설 수 있는 재정 독립이야말로 진정한 독립"이라며 출연금 삭감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TBS는 TV나 eFM(영어 FM)의 경우 상업광고가 허용되지만 FM라디오는 상업광고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상업광고 허용을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 허가가 필요하고 현재는 중앙부처 등의 협찬광고만 받고 있다.
오 시장은 "(TBS) 사장의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독립의 힘으로 정부와 서울시 정책에 대해 가감 없는 비판을 제안해야 한다"며 "그 힘은 광고 수입으로부터 나온다"고 촉구했다.
이를 두고 오 시장이 이번 논란을 지렛대 삼아 TBS 라디오 상업광고 허용을 이끌어내 서울시 재정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적극적인 노림수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TBS는 오 시장의 '재정 독립'이 너무 급진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강택 TBS 대표는 전날 시의회 행정감사에 출석해 "TBS 출연금 비율은 2018년 85.7%에서 2019년 81.2%, 지난해 76.8%에 이어 올해 72.8%로 줄었다"며 "TBS 재정 자립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단기간에 안 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 사례와 비교되자 "KBS는 독립법인이 된지 50년이 됐고, 일부 국고보전도 받고 있다"며 "수신료 수입도 있지 않냐"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내년도 예산으로는 직원들 월급 주기도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치 편향성' 논란의 중심인 김어준씨도 전날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저희는 상업광고를 할 수 없고, TBS FM 채널은 방송 발전기금도 지원받을 수 없다"며 오 시장에게 예산 삭감에 앞서 '상업광고'가 우선이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의회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도 앞장서 TBS 예산 삭감을 반대하고 나서 원안대로 최종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시의회는 벌써부터 오 시장의 TBS 출연금 삭감이 언론 탄압이자, 방송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규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지난 1일 예산안 브리핑에서 "방송 내용을 편성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할 때 언론탄압"이라며 "예산 편성으로 확대 해석해서 주장하면 그야말로 정치적 주장이며 법률 해석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의회의 예산 증액 권한은 없어 어떻게 물밑 협상을 이어갈지 서울시 안팎의 관심이 높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보통 시의회에서는 예산 삭감을, 시에서는 증액을 주장하는 것이 정상적인데 반대 입장을 펼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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