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 1라이선스 유연화로 보험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열린 보험업계와 간담회에서 1사 1라이선스 유연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일본의 니혼생명처럼 젊은 세대만 가입할 수 있는 보험사가 한국에도 나올 것입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 말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에서 ‘1사 1라이선스’를 유연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금융지주에 속한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 위원장은 전날(3일)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보험업권 간담회에서 "보험사들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조직모델 구축을 지원하겠다"며 "'1사 1라이선스' 허가정책 유연화를 구체적 기준을 만들어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1사 1라이선스'는 1개의 금융그룹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1개만 운영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만약 1개 금융그룹이 새로운 보험회사를 인수한다면 원칙적으로 합병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복수로 운영하려면 판매 채널을 분리해야 한다. 

올해 초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그룹이 기존의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진통 끝에 합병, 신한라이프라를 출범시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교보생명의 경우 기존의 ‘1사1라이선스’ 원칙에 따라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설립하는 대신 온라인 판매 금지조치를 감내해야 했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를 인가받는 과정에서 자동차보험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판매채널을 분리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복수의 보험사 설립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1사 1라이선스' 규제가 완화되면 한 금융그룹 안에 복수의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를 두고 개별 운영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가능해 진다. 신한라이프는 '1사 1라이선스' 원칙으로 합병할 수밖에 없었지만 KB금융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은 바뀐 정책의 영향을 받아 KB생명과 같은 금융 그룹 안에서 원론적으로 공존할 수도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똑같은 성격의 보험사들의 각자 운영을 금융당국이 단순하게 허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각사가 판매하는 보험상품 주력 대상이나 상품 종류가 달라야 한다는 등의 전제가 달릴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보험이나 방카슈랑스 등 사업방향을 특화한 보험사들이 개별적인 전략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험연구원의 연구용역에서는 일본 니혼생명을 예로 든다. 니혼생명은 현재 ▲타이주생명 ▲웰스라이프 ▲하나사쿠생명 등의 생보사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타이주생명은 기업 임직원 대상 상품을, 웰스라이프는 고소득층 대상 상품을, 하나사쿠생명은 젊은 연령층 고객 대상 상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본 등 해외에서는 동일 금융그룹 내에 판매채널, 상품특성, 자산부채 구조별로 보험사를 세분화해 소유하면서 사업비 구조 효율화, 상품경쟁력 제고 등 경영 효율화를 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유연한 허가 정책을 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