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공존을 뜻하는 '위드코로나'가 지난 1일부터 시작됐지만 이 제도가 연착륙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행착오와 고비를 넘겨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5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부산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서 최소 1991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이날 역시 2000명대의 확진자 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백신 효과 감소로 인해 고위험군 돌파감염이 급증하고, 코로나19와 증상이 유사한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시작되면서 그 어느해 보다도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낼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과 방역당국이 예상하는 확진자 수치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현재보다 확산세가 커질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도 유럽을 전 세계 확진자의 55%, 사망자의 48%를 차지하는 코로나19 대유행 진원지라고 규정하며, 내년 2월까지 사망자가 50만명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몇달 전 위드코로나를 도입했던 영국, 네덜란드 등의 주요국가에서 확진자 급증으로 방역수칙을 강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막 위드코로나에 진입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름감기' 파라인플루엔자 이례적 유행…기상청 "올해 더 추울 것"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유행이 합쳐진 '트윈데믹(twindemic)' 발생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트윈데믹이란 두 가지 감염병이 두 개 이상의 대륙에서 동시에 유행하는 것을 뜻한다.
이번 겨울에는 늦봄에 시작해서 늦여름까지 유행하는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증도 뒤늦게 유행하고 있다. 파라인플루엔자는 다른 독감처럼 한 겨울에 유행하지 않아 '여름감기'라 불리며, 통상 10월 이후에는 사라지는 병이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가 여름 이후에도 계속 유행한다는 것은, 앞으로도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가 살아남을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기온 5도 이하, 습도 20∼30% 이하의 건조한 상태일 때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기가 건조하면 바이러스와 가장 먼저 접촉하는 점막이 쉽게 손상돼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오기 수월해진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3개월 전망'(11월~내년 1월)에 따르면 올해 월별 평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이 80%라고 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겨울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을 60%로 전망했는데, 라니냐가 발생하는 해 동아시아 지역 겨울은 역학적으로 추운 경향이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실내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아 바이러스가 퍼지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아울러 기온 저하로 체온이 내려가면 면역력도 약해진다. 체온 1도가 내려가면 면역력이 30∼40%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확진자 '4명중 1명꼴'…12~17세 1차 접종률 10%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으로 9월 다섯째 주 확진자의 16.5%였던 0~19세 확진자 비율은 10월 넷째 주 24.5%까지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인한 활동 증가와 대면 수업 확대 등이 그 이유다.
전 국민 예방 접종률이 80%를 바라보는 상황이지만 10대 소아청소년만의 접종 속도는 며칠째 제자리걸음이다. 10대의 백신접종 호응도가 떨어진 데는 부모와 당사자가 스스로 접종 필요성을 결정해야 하는 데다 접종 후 부작용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10대 청소년에 화이자 등 mRNA 백신의 접종으로 심근염·심낭염이 발생한 사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만 12~15세(2006~2009년, 초6~중3)는 186만2000명의 대상자 중 현재까지 53만7157명(28.9%) 예약했고, 3만4673명(1.9%)는 해외에서 1차접종을 맞고 왔다. 만 16~17세(2004~2005년, 고1~고2)은 대상자 87만5000명 중 지난달 29일부터 이뤄진 사전예약에 57만2000명(65.4%)이 참여했고 43만6444명이 1차접종을 마쳐 다소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배경택 방대본 상황총괄단장도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10대 연령층이 예방접종을 많이 해 확진을 줄여줬으면 좋겠다는 게 정부 생각"이라며 "현재 가족에서 학교로 전파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 전파가 많지 않지만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3 학생 접종 88만6338건(총 44만여명에 2차접종을 마친 사례) 중 15건의 심근염, 심낭염 이상 반응이 있었지만 다 회복됐다"며 "접종한 고3 학생들은 고1·2에 비해 감염률이 굉장히 아주 낮다"고 접종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돌파감염 3달간 5배↑…정부, 병상확보 행정명령 발동
위드코로나 방역 성적표 최대 난제는 돌파감염이다. 지난달 전 국민 백신 접종완료률이 70%를 돌파했지만,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확진 판정을 받는 '돌파감염'은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8월 4주차부터 10월 2주차까지 '주차별 돌파감염률' 추이는 6.7%→8.6%→11.8%→ 17.1%→20.9%→22.9%→27.7%→33.5%로 증가했다. 최근 3개월 사이에 약 5배 높아진 셈이다.
백신 접종을 맞은 후 2개월~6개월이 지나면 면역 효과가 떨어지는데,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에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경우 벌써 8개월이 지나 면역 효과가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돌파감염 추정 사례 역시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매달 2→7→116→1180→2764→8911→10092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 접종완료자 3037만6023명 중 0.076%에 해당하는 2만3072명(10월24일 기준)이 돌파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백신의 중증화 예방 효과가 시간 경과에 따라 감소하면서, 사망자 수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전날 0시 기준으로 신규 사망자 수는 20명(치명률 0.78%)로, 4일 최다 사망자인 24명을 기록한 후 이틀째 2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신규사망자는 모두 60세 이상에서 발생했는데, 80세 이상 연령군에서 17명, 70~79세 이상 연령군에서 3명, 60~69세 연령군에서 4명이 발생했다.
현재로선 추가접종,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 독려 등을 통해 돌파감염 사례를 최대한 줄여야 큰 유행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지만 430만명의 미접종자들은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전날 수도권 병원 등에 병상 추가 확보를 요구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하루 7000명의 확진자도 감당할 수 있게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류근혁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비상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면서 의료대응 역량을 선제적으로 보강하겠다"며 "상황에 따라 하루 1만 명의 환자 감당할 수준까지 병상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번 행정명령은 위드코로나로 전환 이후 유행 추이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이를 뛰어넘을 길은 없다. 최종적으로 이들 모두 이렇게 되게 된다"면서 "가능한 한 이 과정을 천천히 하는것, 의료체계에 부담되지 않게 연착륙하는 것이 위드코로나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탁 교수도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맞고, 마스크 착용을 잘하면 전체 환자나 중증 환자 발생을 줄여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유지하는 데 힘이 될 수 있다"며 "의료체계의 부담이 더 커지게 되면 작년 겨울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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