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구진욱 기자 = 음주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친형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61)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최씨는 2013년부터 서울 강서구 소재 주거지에서 거동이 불편한 친형 A씨와 함께 살았다. 두 사람은 A씨 앞으로 지급되는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해왔다.
그런데 최씨의 잦은 음주문제로 두 사람은 종종 다툼을 벌였다. 그러던 지난 6월 어느날 A씨는 새벽부터 막걸리를 마시는 최씨에게 "또 술을 마시냐"고 했고 두 사람은 언쟁을 벌였다.
같은 날 오후에도 최씨는 막걸리를 마셨고 두 사람은 또 말다툼을 벌이게 됐다. 말다툼은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최씨는 평소 보관하던 접이식 흉기를 들고 친형을 여러 차례 찔렀다. 결국 A씨는 과다출혈로 숨졌다.
재판에 넘겨진 최씨는 살인의 고의를 부인했다. 흉기로 A씨를 찌른 사실은 있지만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고, 만에 하나 살인죄에 해당하더라도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최씨가 A씨를 찌를 당시에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씨가 상당히 화가 난 상태였던 점, 범행에 사용된 도구가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흉기에 해당하는 점이 살인의 고의를 뒷받침한다고 봤다.
특히 범행 현장에 남아있던 혈흔으로 현장을 재구성한 결과, 최씨는 격렬하게 저항하는 A씨의 얼굴, 목, 명치부위를 수차례 찔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최씨로서도 이러한 부위들이 혈관이 많이 지나가는 곳으로서 찔리거나 베일 경우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했거나 예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최씨는 범행 직후 많은 피가 묻은 자신의 상의를 다른 상의로 갈아입고 막걸리를 사러 외출했는데, 당시 최씨는 과도하게 피를 흘린 A씨의 생명이 위독한 상태임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보였다.
재판부는 "최씨는 A씨의 급박한 연락을 받고 주거지에 들른 요양보호사의 출입을 단호하게 제지함으로써 응급조치를 받지 못한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이러한 정황은 최씨가 미필적으로나마 A씨를 살해할 의사를 갖고 있었음을 추단케 한다"고 판시했다.
심신미약 주장에 대해서도 "범행을 저지를 당시 만취상태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고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최씨가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최씨는 이번 범행 이전에 강력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고, 살인범죄 대상이 불특정 일반인도 아니다"라며 "고령의 최씨는 상당 기간 수감생활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주취 습성과 폭력적 성향의 개선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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