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정유업계와 주유소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계가 확보한 요소 재고량은 이달 말 사용분까지다. 국내 요소수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롯데정밀화학은 이달 말까지 요소수 생산이 가능한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다.
요소를 조기에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당장 다음달부터 요소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 경우 정유사들이 전국 각지 주유소로 기름을 운송하는 디젤 트럭(탱크로리)도 운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주유할 수 없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되는 셈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정유공장이나 저장시설에서 2만ℓ, 2만4000ℓ, 3만2000ℓ 규모의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을 탱크로리에 담아 운반하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요소수 판매 매출 비중은 매우 적지만 디젤 화물차 운행 중단이 발생할 경우 경유 판매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경제가 다시 활개하고 정제마진이 뛰는 상황에서 요소수 대란으로 불통이 튈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주유소 자영업자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주유소업계 한 관계자는 "디젤 트럭 운전자들이 주유소에 요소수가 없으면 주유를 하지 않고 가버린다"며 "생존을 위해 웃돈을 주더라도 요소수를 들여오려고 하지만 이 마저도 어렵다"고 말했다.
주유소 관련 온라인 카페에는 "요소수를 주문했지만 매주 밀리고 있다" "경유차 소유자가 주 고객인데 요소수 가격을 듣고 놀란 후 다시 (주유소를) 찾지 않고 있다" "유류세가 내려간다고 해도 요소수 때문에 손님이 쉽게 늘지 않을 것 같다" 등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중국은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에 대해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며 사실상 수출 제한에 나섰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해왔지만 최근 호주와의 무역 갈등으로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자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정밀화학·KG케미칼 등은 중국에서 요소를 들여와 정제수를 일정 비율 섞는 방식으로 요소수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한국의 대중국 요소 수입액은 2억7679만8000달러(약 3275억9043만3000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전년동기대비 103.7% 증가했다.
중국의 요소 공급이 줄어들자 국내에서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요소수 부족 사태 발생 전까지만 해도 10ℓ당 1만원 수준이던 것이 배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정부는 호주산 요소수 2만ℓ 수입에 더해 7000ℓ의 요소수를 추가로 수입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등에서도 요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