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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대형병원 9곳 노동조합이 코로나19로 인해 병상 부족 사태가 벌어진 공공병원 확대와 의료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1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하루 전날인 10일부터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11일 의료공공성 확충·병원 인력 충원·간호인력인권법 제정·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한 총파업 총력투쟁을 선포한다"고 9일 밝혔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10일 오전 10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대한의원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선제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구가톨릭의료원도 같은 날 파업에 들어간다. 11일부터는 경북대병원·강원대병원·동국대병원·포항의료원 등 9개 사업장 내 7600명 조합원 가운데 응급실과 분만실, 중환자실 등 필수 업무 인력을 제외한 인원이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박경득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장은 "이번 파업의 핵심 중 하나는 보라매병원의 인력부족 문제"라며 "20년 전에 만들어진 '간호관리료 차등제'(간호사를 더 많이 배치할수록 병원에 수가를 더 보존해주는 방식)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인력 배치 수준을 올려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1인당 7명 환자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파업 이유를 밝혔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병원 2020.2.2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대병원에서 위탁운영하는 보라매병원은 중증도가 3차 병원 수준이지만, 인력은 2차 병원 기준이라 시립병원 중 인력난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라매병원은 10월 기준 231개 코로나 병상을 운영 중이고, 이를 맡고 있는 간호사는 137명(3교대)이다. 여기에는 환자를 직접 보지 않는 수간호사, 처치 전담, 위생간호사가 인력기준에 포함돼 있어, 간호사 1인당 중증도가 높은 환자 12명을 담당하는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9월 보건복지부는 이를 해결하고자 '코로나19 병상 간호사 배치기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10월부터 코로나19 환자 상태를 중증·준중증·중등증으로 나눠 가동병상(환자)당 간호사 수를 적용해 시범 운영 중이다.

의료연대본부는 그러나 "보라매병원 측은 '정부로부터 지침이 내려오면 감염병간호인력 기준을 만들어보겠다' '재정지원 없이는 못한다'며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있다"며 "가이드라인과 격차를 메우려면 274명의 간호사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라매병원에서 일하는 김경오 간호사는 "보라매병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이라 간호사들이 7개 코로나 병동을 위해 환자를 봐야 한다. 간호조무사도 인력이 부족해 밤 근무 땐 1명당 환자 40명의 기저귀를 갈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의료인력 확충 방안으로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시행규칙 38조)상 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은 입원환자 2.5명 당 간호사 1명이 근무해야 한다. 그러나 이 기준을 이행하게 만들 법적 강제력이 없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은영 의료연대본부 정책국장은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법으로 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제재를 가하거나 처벌하는 간호인력인권법을 마련하고, 간호관리료 차등제 기준을 높여 인력을 더 많이 배치할 수 있도록 (예산 60억원을 편성해 10개 국립대병원에서 120병상 규모로) 시범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연대본부는 해당 내용을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 요청했으나, 정부에선 논의에 오래 걸리고 예산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호인력인권법은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10만명의 동의를 받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자동 회부돼 곧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총파업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 등 주요 병원이 참여하고, 강원대·경북대병원 등 지방 주요 거점 대학병원도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보건당국은 의료연대본부와 대화를 이어가는 한편, 의료공백이 없도록 대책을 준비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날도 (노조 측과) 면담을 했고, 9일에도 만나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또 "(총파업을 하더라도) 의료연대본부 소속이 아닌 대부분 병원들은 정상 운영되고, 파업을 예고한 병원 내에서도 필수 업무 인력은 정상근무를 해 병원별 자체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라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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