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주가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16일 구속되면서 검찰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공모 여부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정점인 권 회장이 구속됐고 김씨 계좌를 관리하고 주가조작에 '선수'로 참여한 의혹을 받는 이모씨가 잠적 끝에 검거되면서 수사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권 회장의 구속영장 범죄사실에는 김씨의 관여 여부 등이 적시되지 않았으나 권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이 김씨의 주가조작 가담 여부 수사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09년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김씨가 주가조작에 돈을 대는 이른바 '전주(錢主)' 역할을 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는 김씨가 권 회장 등과 주가조작을 직접 공모했거나 범행을 도와준 방조 혐의 적용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외부 세력을 '선수'로 동원해 주식 1599만주(636억원 상당)를 불법 매수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우선 검찰은 이날 구속된 권 회장에게서 김씨의 관여 여부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후 김씨 소환 시기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권 회장의 범죄사실이 적힌 구속영장 청구서에 김씨와의 공모 혐의가 포함되지 않아 현재로선 김씨에 대한 수사가 얼마나 진척될지 불확실하다. 검찰이 6월부터 10월까지 금융감독원, 증권사, 도이치모터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2013년 소유지분 공시의무 위반 혐의로 권 회장을 조사했던 서류와 특정 증권사 전화주문 녹취자료 등을 확보했지만 김씨가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단순 투자로 참여한 것인지 주가 조작을 공모한 것인지를 파악할 핵심 증거가 없어 김씨에 대한 혐의 적용은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이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검찰이 구속된 권 회장과 이씨 등을 조사하며 확보할 진술과 증거가 김씨에 대한 처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검찰이 김씨 증권계좌를 관리해 온 핵심 인물인 이모씨를 검거해 구속하는 등 신병을 확보한 것이 변수로 꼽힌다.
검찰은 지난달 6일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후 잠적한 이모씨를 12일 검거해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이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과정에서 김씨로부터 10억원가량의 증권계좌를 받아 직접 관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에 대한 조사에서 김씨가 주가조작 과정에 '전주'로 개입한 배경 등을 확인해 유의미한 진술을 얻어낼 경우 김씨에 대한 소환이 빨라질 수 있다.
윤 후보의 장모 최모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은 김씨와 최씨가 장내에서 동일 시간·가격에 서로의 주식을 사고 판 이른바 '통정매매'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31일 최씨와 수십차례 같은 IP로 주식계좌에 접속했다는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재무관리본부 전직 임원 염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다만 최씨 측은 염씨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지난해 4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다. 당시 현직 검찰총장 부인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밝히는데 중앙지검 최대 화력을 자랑한다는 반부패강력수사 검사들이 투입됐지만 1년6개월 넘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상당했다. 주가조작 혐의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검찰이 권 회장의 횡령·배임 등을 들여다보는 등 사실상 별건 수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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