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애플은 미쳤다. 애플은 한국의 법마저 무시하고 있다. 해외 국가의 법 준수는 당연한 것이지만 애플은 이에 대한 프로세스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애플은 당장 멈춰야 한다"
지난 16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글로벌 앱 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회 세미나'에 참석한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있는 애플을 향해 한 말이다.
유명 게임 회사인 에픽게임즈는 '포트 나이트'란 게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정작 스위니 대표는 지난 8월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한국인이다"라는 트윗을 올려 더 유명해졌다. 누가 봐도 외국인인데 자신을 한국인이라고까지 말한 배경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송사에 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대표적인 갑질로 꼽히는 인앱 결제를 두고 에픽게임즈와 애플이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지난 8월 우리나라가 전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방지법'을 통과시키자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한국인이다"라며 지지 발언을 올린 것이다.
스위니 대표는 이날 "한국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 운영체제 독점을 막는 데 세계에서 선두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이 성공하면 소비자들은 적당한 가격, 창작자들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위니 대표의 말처럼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에 대항한 최근 한국 행보에 세계 주요 국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앱 결제 방지법'이 전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것은 물론, 향후 집행 과정을 보며 자국의 대응 수준을 정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날 행사에도 무게감 있는 관련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과 메간 디무지오 미국 앱공정성연대(CAF) 사무총장, 마크 뷰제 CAF 창립임원(매치그룹 수석부사장) 등이 이날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한목소리로 애플과 구글 등의 독과점과 갑질 행태를 규탄했다.
인앱 결제는 앱을 특정 마켓에 올리면 결제도 특정 마켓에서만 하라는 대표적인 갑질에 속한다. 결제뿐 아니라 수수료만 30%에 달해 창작자들은 사실상 가져가는 수익이 없다는 비판이 전 세계적으로 나온다.
'인앱 결제 방지법'은 이 같은 강제 결제를 막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다른 방식으로 결제를 해도 해당 창작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했다. 외국에서도 이 법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구글과 애플과 같은 거대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선 구글과 애플 모두 현재까지 해당 법을 무시하는 처사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 구글은 한국에서만 제3차 결자를 허용하되, 수수료는 단 4%p만 내려주겠다고 해 오히려 공분을 샀다. 이 문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으며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마샤 블랙번 미국 상원의원도 이날 행상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애플이 한국의 새로운 법을 무시하고 있는 처사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암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창작자, 혁신가, 소규모 사업가들을 위해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방송통신위원회는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행위는 앱 마켓 사업자의 중대한 위법행위임을 감안해 매출액의 2%, 심사 지연 및 삭제 행위는 매출액의 1%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한 시행령을 공개했다.
한국의 법제화 내용은 전 세계 입앱 결제 방지법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서비스법이라는 반독점법을 준비 중인 프랑스의 세드릭 오 장관도 한국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하며 이보다 더 강한 법을 제정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플랫폼 기업과의 싸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사이의 망사용료에 관련 법적 분쟁도 이목이 쏠려있다.
넷플릭스로 인해 인터넷망에 부하가 더욱 걸리고 이로 인해 인프라 구축을 더해야 하니 망사용료를 부담하라는 이 소송을 두고 우리 법원 1심은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소송 등을 이유로 한국을 찾았는데 '오징어 게임'에 나온 대사인 깐부를 외치며 같은 편을 내세웠지만 결론은 망사용료를 낼 수 없다였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어디에도 망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자국인 미국에서만큼은 사실상 망사용료를 내고 있다. 이는 1심 재판에서도 드러난다. 넷플릭스는 미국의 컴캐스트, AT&T, 버라이즌, 타임워너케이블 등을 상대로 망 이용대가 지급 사례를 인정하면서도 사적인 합의라고 강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재판 결과는 전 세계 다른 나라와 기업들의 선례가 될 전망이다. 물론, 빅테크 기업들의 갑질 규제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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