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사진=로킷헬스케어
“80억 인구가 다 다른데, 다 같은 약으로 치료하면 이상반응이 나올 수 있죠. 초개인화를 통하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고 의료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나와 창업을 했습니다.”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의 창업 일성이다. 초기 멤버로 셀트리온에 합류한 유 대표는 이 같은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그는 셀트리온에서 진행한 글로벌 임상에서 초개인화 의료플랫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것이 바로 유 대표의 로킷헬스케어 창업 동기다.
유 대표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과의 인연은 대우자동차때부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20여년 대우자동차에 몸담으며 유럽본부(폴란드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타이코인터내셔널 아태총괄 수석부사장으로 일했다. 이후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요청으로 셀트리온으로 옮겨 바이오산업에 뛰어들었다. 셀트리온의 사업이 자리를 잡자 2012년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가 3D프린팅 기기와 함께 있는 모습./사진=로킷헬스케어

초개인화 의료의 핵심은 ‘3D프린팅’

‘초개인화’는 유 대표가 꿈꾸는 의료의 미래다. 그는 바이오 3D프린팅 기술 등을 활용해 인공 연골·장기·피부 등을 개발하고 있다. 재생피부나 장기 등을 환부에 붙여 붕대를 감아놓으면 점차 환부의 조직이 재생되면서 본래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공상과학(SF) 영화 같은 일을 가능케 한 것은 바이오 3D프린팅 기술 덕분이다. 프린터가 백지에 잉크를 뿌리며 움직이면 인쇄물이 되는 것처럼 바이오 3D프린팅 프린터는 바이오잉크를 이용해 피부나 장기를 만들어낸다. 전용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으로 환부 사진을 찍으면 인공지능(AI)이 이를 인식해 디자인한다. 디자인을 전송받은 3D 프린터는 바이오잉크를 활용해 장기를 만들어낸다. 이때 사용되는 바이오잉크는 환자의 지방세포를 활용해 성장인자·조직재생을 돕는 물질(ECM)로 구성돼 있다.

당장 상용화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연골과 당뇨발이다. 유 대표는 “피부재생은 화상이나 상처, 욕창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당뇨발이라 그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인도에서 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는 뼈가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로 조직이 괴사된 당뇨발도 평균 2개월의 시간을 전후해 궤양 부위가 온전히 재생됐다고 했다. 참여자 전원이 피부재생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당뇨발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발에 궤양이 생기는 질환으로, 당뇨 환자의 약 15%에게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세계적으로는 4000만명 정도의 당뇨발 환자가 있으며 관련 시장 규모는 40조원에 이른다. 당뇨발은 일단 발생하면 치료가 힘들고 병증이 심각해지면 족부 절단 수술 이외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


유 대표는 “재생치료 패치는 현재로써는 수술 없이 재생이 가능한 유일한 치료제”라며 “40조원 규모의 당뇨발 시장을 공략해 우선 올해 109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당뇨발 재생치료 패치 시술에 대한 승인을 받고 내년부터 국내 의료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당뇨발 상처에 맞는 피부를 만들어내는 모습,/사진=로킷헬스케어

‘40조원 규모’ 당뇨발 글로벌 시장 공략


초개인화 맞춤 치료지만 치료비용도 기존보다 훨씬 줄였다고 한다. 실제 당뇨발 치료를 위해 자가피부이식술을 하면 2000여만원의 비용이 든다. 이를 바이오프린팅으로 자가조직 재생시술을 할 경우 재료비 130만원이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유 대표가 보여준 시연 영상에서는 환자의 인적사항과 질환의 종류, 재생하려는 장기의 종류 등 3~4번의 입력으로 플랫폼 구동이 가능했다. 환부 이미지를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환자의 피부나 장기 모습을 구현해 이에 맞게 재생조직을 만들어내는 것.

유 대표는 “용도에 맞게 바이오잉크만 바꿔주면 프린터로 어떤 형상이든 만들 수 있다. 단추 세 번만 누르면 필요로 하는 장기나 조직이 나오고 이를 환부에 붙여놓기만 하면 30분만에 모든 수술이 끝난다”며 “비용뿐 아니라 시간도 절약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로킷헬스케어가 개발한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하면 20㎝가량의 당뇨발 상처는 약 30일 만에 재생된다. 기존 치료법은 상처를 아물게 하는 데만 약 5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로킷헬스케어는 당뇨방 재생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지난해에는 콜롬비아에서 시술법 승인을 받아 남미 시장에 진출했다. 앞서 2019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중동,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20개 국가와 30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해 올해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이처럼 로킷헬스케어의 무대는 글로벌이다. 앞으로 인도, 터키, 미국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환자의 체내에서 유래한 바이오잉크는 한국을 포함해 여러 국가에서도 이미 안전성을 인정하고 있는 물질”이라며 “글로벌 무대에서 승인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