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1일부터 불법촬영에 관한 대법원의 양형기준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실형 판결은 적은 상황이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카메라등이용촬영 범죄는 촬영·반포의 경우 감경을 해도 최소 징역 4월을 선고해야 한다.
그러나 261건의 범죄 중 징역형은 33건(12.6%)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동종범죄를 수차례 저질렀거나, 주거침입이나 준강간 등 다른 범죄를 함께 저지렀을 때다.
선고 중에는 집행유예가 148건(56.7%)으로 가장 많았고, 벌금 78건(29.9%)이 뒤를 이었다. 선고유예도 2건이었다.
불법촬영물은 명확한 증거가 있는 탓에 합의가 가해자 양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피해자와 합의를 했거나 합의를 시도했다는 이유만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노리고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에게 끊임 없이 연락한다.
서혜진 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아는 사이의 경우 가해자들이 합의를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지나치게 연락을 하기도 한다"며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자신의 회사, 직장, 학교, 개인정보를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엄한 처벌을 요구하면 보복 감정을 키울까봐 합의해 주기도 한다"고 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불법촬영 범죄는 단순 개인의 법익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합의했다는 이유로 기계적인 감형을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10년간 카메라 기술의 발달하고 온라인 공간이 확장되면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와 촬영·유포 등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사법부에서 불법 촬영 범죄에 엄하게 처벌하는 사례가 쌓여야 사회적으로도 중한 범죄라고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