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최현만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울산시장 재직 당시 울산시청 공무원들을 고발한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던 담당 경찰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의 질책을 받고 부당한 인사 조치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부장판사 장용범 마성영 김상연)는 6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공판에서 2017년 울산지방경찰청 수사과 지능범죄수사대에 근무했던 A경위를 불러 증인신문했다.
황 의원은 2017년 10월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근 고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사팀원들을 좌천성 인사 발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경위가 속해있던 지능범죄수사대는 울산지역의 건설업자 김모씨가 2017년 7월 울산시 공무원들을 직권남용으로 경찰에 고발한 사건을 수사했다. 그러나 경찰은 고발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보고했는데 황 전 청장이 수사팀도 모르던 '30억 각서'를 언급하며 확인해보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30억 각서'는 김 전 시장 동생이 "형(김기현)이 당선되면 모든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 김씨가 김 전 시장 동생에게 30억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용역 계약을 말한다.
A경위 증언에 따르면 30억 각서와 관련해 김씨가 김 전 시장의 형과 동생을 처벌해달라고 진술하지 않았고 각서가 아니라 용역계약서 형태로 작성돼 있어 수사팀이 알 수가 없었는데 황 전 청장이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에 수사팀이 의아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이후 김씨의 고발 사건을 무혐의 의견으로 적은 보고서를 황 전 청장에게 다시 보고하고, 황 전 청장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경찰에 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한다. 그런데 황 전 청장이 2017년 10월10일 수사팀을 불러 "수사의지가 없다"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며 1시간30분가량 질책했다고 했다.
A경위는 "경찰청장이 담당수사관을 직접 불러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은 경찰 생활을 하며 처음이었다"면서 "한 수사관은 그날 집에 가서 저녁도 못 먹을 정도였고 저도 뭔가 잘못됐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A경위가 황 전 청장의 질책이 있는 날 작성한 업무수첩을 제시하며 "아파트 공사와 관련한 김 시장 형과 동생의 이권 개입 가능성, 인허가 관련 김 시장 형의 입건 계획, 가능성, 실제 인허가 비리에서 김 시장 형의 영향력 이런 부분은 황운하 피고인이 직접 언급한 내용을 적은 것이냐"고 묻자 A경위는 "그렇다"고 했다.
A경위는 "이 부분을 인지해야 한다, 적극 수사해야한다는 것도 황 청장이 그렇게 말해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피고인 황운하가 김씨의 기존 고발 사건에 '30억 각서'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안 것이냐"고 묻자 A경위는 "저희도 모르는 각서를 청장님이 어떻게 알았는지 저도 신기하다"며 "청장님이 알게 된 경위는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A경위는 황 전 청장에게 사건 관련 보고를 올렸고 별다른 언급하지 않다가 황 전 청장이 연후 직후 김 전 시장 측근 비리를 언급하며 질책하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A경위는 황 전 청장의 질책이 있은 후 인사조치가 있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자신을 비롯한 수사팀은 그해 10월 좌천성 인사발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A경위는 "정기인사가 아닌데 갑자기 다른 경찰서로 전보되는 것은 자신이 희망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다"며 "저는 1~2년 안에 승진하는 케이스인데 아직도 (다른 경찰서 전보 조치 때문에) 승진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A경위는 "사실 퇴직까지도 생각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경찰에 큰 미련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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