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03회 서울특별시의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11.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서울시의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시작한 지 10분 만에 정회하는 등 첫날부터 서울시와 신경전을 벌였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 주요 간부의 무더기 이석 요청으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며 "의회 출석과 심사를 거부하는 오세훈 시장의 제왕적 단체장 태도"라고 비판했다.

다만 지금까지 예결위는 관례적으로 부시장이 첫날 참석 후 이석하고 기획조정실장을 대상으로 진행해 왔다. 이 탓에 시의회의 이례적 문제 제기를 놓고 기선제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예결위는 "관례라는 것은 일상적 상황에서 운영에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인정될 수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생과 시민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관례를 주장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반박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행정1·2부시장과 정무부시장 등 부시장단 전원이 사흘간 예산안 심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행정2부시장은 동절기 공사 현장 점검, 정부부시장은 현정점검과 행사 참석이 이석 사유였다.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오 시장 현장방문 동행을 사유로 이석을 요청했다. 이를 놓고 예결위는 "오 시장 행사 동행이 시민 민생과 직결된 예산안 심사보다 중요한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사유가 있어 이석을 요청했고, 합당한 사유에 대해서는 이석을 허가받았다"고 설명했다.

예결위는 이날 정회 후 긴급 간담회를 열어 '코로나19 대응' 등 긴급한 현안을 제외한 일상적 일정 등은 이석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점을 고려해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별도 요청이 없었지만 이석을 받아들였다.

예결위는 오 시장을 향해 "당면한 의료위기와 민생위기에 대처하고 시민 복지를 증진하며, 서울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예산안 심사 김빼기'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시의회는 상임위 예비심사 단계에서 오 시장 공약사업인 Δ지천 르네상스 32억원 Δ안심소득 74억원 Δ서울형 헬스케어 60억원 Δ서울런 167억원 Δ영테크 15억원 Δ청년 대중교통 요금 지원 152억원 Δ메타버스 서울 추진 사업 3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반면 서울시가 전년보다 123억원 삭감한 TBS 출연금은 136억원으로 증액 요청했다. 마을공동체를 비롯한 민간위탁 사업 예산도 전년도 수준으로 되돌렸다.

서울시는 시의회 증액 요청에 모두 부동의 입장을 밝혔다. 시의회는 예산 삭감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지만 증액은 서울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날부터 3일 동안 진행하는 예결위 심사에서 협상에 성공할 경우 삭감 예산을 복원할 수 있지만, 아직 서울시와 시의회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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