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구진욱 기자 = "직원을 더 쓸 수도 없는 상황인데 백신 접종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라니. 손님 받지 말고 장사하지 말라는 말로 들립니다."
사적모임 수도권 6인 비수도권 8인 제한·방역패스 확대 적용 첫날인 6일.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광화문 일대 식당가는 저녁시간임에도 한산했다. 평소라면 인근 사무실에서 퇴근 후 술 한잔하려는 직장인들로 북적였을 식당가에 빈 테이블이 수두룩했다.
이곳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심모씨(40대)는 "QR코드로 한 사람 한 사람 확인해야 하고 백신 정보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손님들도 일일이 안내해야 한다. 그것도 없는 분들하고는 아예 싸우라는 이야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8시쯤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주변의 한 한식당. 20개 테이블 중 4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직원 이모씨(50대) "힘들어서 말도 못 한다"고 고개를 저으며 "지난주부터 매출이 빠지기 시작해 오늘은 20% 정도 손님이 더 줄었다"고 말했다.
인근 조개전골집에도 2층 규모의 식당에 손님 10명 정도가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식당 직원 박모씨(50대)는 "사장님은 스트레스 받으셔서 일찍 집에 갔다"며 "평소라면 2층까지 테이블이 가득 찼는데 오늘은 손님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약을 취소한 손님이 많냐는 질문에 밑줄이 그어진 공책을 보여주며 "연말까지 받은 예약은 다 취소됐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광화문의 유명 메밀집도 평소보다 줄이 줄었다. 직원 A씨(40대)는 "매출이 10% 정도 빠진 것 같다"고 했고, 한창 손님이 붐빌 시간대 치킨집은 테이블이 60%만 차 한산한 모습이었다.
손님 발길이 끊기자 아예 문을 일찍 닫는 식당들도 보였다. 마감을 2시간 반가량 남겨둔 시각 조개전골집 직원 박모씨는 "원래 영업시간은 오후 11시까지인데 손님이 없어 슬슬 정리하고 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역 주변뿐 아니라 서울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오후 6시30분쯤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내 위치한 식당에는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50대 사장은 "평일 주말 상관없이 항상 다 차는데 오늘은 보시다시피 손님이 몇 팀 없다"고 했다. 약 150평 규모의 이 식당에는 4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용산구에서 20년 가까이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49)도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맞아 가족 모임을 하려는 손님들의 예약 전화가 이어져 '연말 특수'를 기대했으나 모두 물거품이 됐다고 했다.
그는 "31일까지 받은 예약 중 10팀 이상 취소됐다. 인원 수가 많은 모임은 100% 취소됐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김씨는 "코로나19 상황인 만큼 어쩔 수 없다"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방역패스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김씨는 "백신 미접종자는 밥 먹지 말라는 정책 아니냐"며 "저희 식당 같은 경우 주고객층이 고령층이라 QR코드를 두고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방역패스가 시행된다면 손님 한 명 버리는 셈 쳐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해산물집 사장 이모씨(40대)도 "서빙하기도 바쁜 시간에 출입구에 서서 누가 확인을 하하겠나"며 "지금까지 시간제한, 집한제한 다 철저하게 지켜왔고 미접종자 4인까지일 때는 접종 완료 14일이 안 된 사람도 일절 안 받았다. 그런데 이렇게 모든 인원을 확인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접종자들의 불만도 컸다. 대학원생 한모씨(31)는 "임신을 계획하고 있고 부작용이 무서워 백신을 맞지 않았는데 그럼 이제 식당도 가지 말고 혼자서만 밥을 먹으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이동과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로 인해 확산세가 급증하고 있고, 전파력이 델타보다 최대 5배 강한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모임과 회식, 사적모임을 최대한 자제해야 본인과 가족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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