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과거 '카드사태'를 언급하며 여전사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수신기능이 없고 저신용, 다중 채무자 비중이 높은 카드·캐피탈사의 구조 상 다른 금융업보다 위기 직면 시 민감성이 크다는 우려에서다.
정 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진행된 여전사 CEO(최고경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금리인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선제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원장은 "카드·캐피탈업계는 1997년 여신전문금융업법 제정 이후 지속 성장해 126개 회사, 올해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354조원에 이르게 됐다"며 "최근에는 결제 인프라를 통한 신속한 재난지원금 지급, 취약업종에 대한 상환유예 조치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수행하며 우리 금융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다"며 "2003년 카드업계는 수많은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카드사태'라는 아픈 경험을 겪었고 할부, 리스 등 캐피탈업계도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유동성 관리에 실패하면서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어 "과거의 경험을 교훈삼아 각국의 금리인상,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선제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여전사 감독·검사 방향도 언급했다. 그는 "잠재위험에 대비한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조정자기자본 제도 정비 등을 통해 여전사의 위기대응능력 제고를 유도해 나가겠다"며 "회사의 규모, 리스크의 구조 등 다양한 특성을 감안해 탄력적 검사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내부통제제도 개선을 유도해 자체감사 및 시정능력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위험요인이 크지 않은 여전사에 대해서 자율경영을 최대한 보장하는 등 위험기반접근방식의 검사관행을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해선 "리볼빙(신용카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불완전판매, 중고차 대출사기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사안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상품 개발과 판매, 사후관리 등 전과정에서 소비자피해를 사전 예방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 원장은 "빅데이터, 비대면 플랫폼 등을 활용해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판매 및 유지관리, 금융플랫폼 운영, 기타 지급결제 관련 업무 등 부수업무를 폭 넓게 허용하고 신속히 심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확대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제 비즈니스 모델로 적시에 시장에 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