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은 상대방의 어떠한 선행행위가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런 이유로 보복운전자들은 상대방이 먼저 교통법규를 위반해서 보복운전을 유발했다고 항변하면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타인의 법규 위반을 이유로 보복운전을 하는 것은 또 다른 범죄행위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자동차는 특수폭행, 특수협박, 특수상해 등이 성립하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되기 때문에 교통법규를 위반한 상대 운전자보다 훨씬 더 큰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특히 보복운전 사례들을 보면 상대 운전자가 의도적으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다거나 하는 얌체 운전을 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사이드미러를 못 봤다거나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다가 급하게 방향을 전환하는 등 실수로 인한 경우들이 많다. 이런 경우에 상대 운전자에게 사과의 표시를 하지 않는 상황이 결합되면 보복운전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국내 자동차 보급대수가 2400만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운전자들의 의사소통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운전자 상호간에 의사소통을 위한 수신호법이 운전자들 사이에 공유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짙은 틴팅 탓에 운전자 간의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은 사라지고 ‘비상등’을 켜는 인사로 대체됐다.
자율주행시대의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모든 사물과 자동차 사이의 통신을 뜻하는 ‘V2X’가 꼽힐 만큼 도로 위 다양한 주체들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안전운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자동차관리법에서는 운전석을 기준으로 앞, 뒤, 1열 좌,우 창유리의 가시광선 투과율이 70%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도로교통법에서는 전면 70%, 1열 좌,우 40% 이상의 가시광선 투과율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관리법과 도로교통법의 규정이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주무 부처도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으로 이원화된 탓인지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동차 정기검사 항목에서도 가시광선 투과율 검사가 제외돼 결국 유명무실해졌다. 그 사이 자동차는 운전자들 간의 의사소통보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가 더 중요시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보복운전의 1차적 원인은 보복운전을 한 운전자에게 있다. 하지만 운전면허시험 간소화와 더불어 위법한 짙은 틴팅으로 인해 운전자들 상호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지면서 보복운전에 취약한 도로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은 위법한 짙은 틴팅에 대한 단속과 합법적인 틴팅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맞은편 차에게 상향등이 켜져 있음을 알려주려고 상향등을 번쩍였다가 앞서 가던 차가 자신에게 번쩍인 것으로 오해하고 급정거해 사고를 유발한 보복운전 사례가 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운전자 상호간의 정확한 의사소통은 교통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 인만큼 지금부터라도 법에서 정한 기준을 위반한 짙은 틴팅에 대해 적극적인 계도와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