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뉴스1) 안영준 기자 = 볼보이가 경기 도중 이슈의 중심에 서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팀의 명운이 걸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선 행동 하나하나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강원FC와 대전하나시티즌이 맞붙은 승강 PO 2차전에서 볼보이를 두고 양 팀 응원단이 함성과 야유를 번갈아 보냈다.
강원은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K리그 승강 PO 2차전에서 전반 26분부터 전반 30분까지 4분 동안 3골을 몰아치며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강원은 1차전 0-1 패배의 불리함을 딛고 극적으로 K리그1 잔류에 성공한다. 반면 대전은 7년 만에 K리그1 승격 꿈이 좌절돼 내년에도 K리그2에서 시즌을 치르게 됐다.
지난달 강원을 맡은 최용수 감독이 극적으로 잔류시킨 명승부 였으나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했다.
문제의 장면은 강원이 3-1로 앞서며 잔류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나왔다. 경기 볼보이들은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아웃된 공을 재량껏 늦게 전해주기 시작했다.
볼보이는 일반적으로 홈팀 산하 유스 팀에서 뽑는데 이날은 강원의 산하 유스인 강릉제일고 선수들이 맡았다.
마음이 급한 대전 팬들은 공이 나갈 때마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볼보이가 대전의 공격 상황서 공을 다소 늦게 전달, 강원이 수비로 전환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도 했다.
이에 승격이 좌절될 위기에 처한 대전은 분노했다.
대전 구단 스태프가 볼보이에게 달려가 옷을 잡고 끌어올리기도 하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바이오 등 선수들도 손짓으로 답답함을 표했다. 대전 원정 팬들도 큰 야유로 아쉬움을 표했다.
일부 대전 팬들은 볼보이를 향해 물병이 던지기도 했다.
반면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강원 팬들은 환호했다. 볼보이 쪽으로 공이 갈 때마다 마치 선수들에게 하듯 박수와 응원으로 격려했다.
경기 흐름과 상관없이 볼보이로 인해 경기장 분위기가 좌우되는 이례적 장면이었다.
홈구장에서 볼보이들이 홈팀에 유리하게 공을 전달하는 건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1초가 급한 대전 팬들에겐 최대한 공을 늦게 전달하는 볼보이들이 더없이 야속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승격을 위해 1골이 필요했던 대전은 후반 47분 황문기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