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제동이 걸렸다. 올해 1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겠다는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통상 손해보험사들은 높아진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자동차보험료 인상 근거로 활용해 왔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시장 85%를 차지하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사의 1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월보다 4.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삼성화재의 손해율은 79.5%에서 86.5%로 7%포인트 상승했다. DB손해보험도 80.8%에서 85.5%로 4.7포인트 올라갔다. 현대해상과 KB손보는 각각 87.4%와 87.0%를 기록해 5.2%포인트, 3%포인트씩 상승했다. 11월의 일평균 자동차 사고 건수는 2만1485건으로 10월의 1만9906건보다 1579건 늘었다.
올해 11월까지 손해율도 삼성화재 80.1%, DB손보 78.9%, 현대해상 80.5%, KB손보 80.2% 등으로 올라갔다. 자동차보험은 손보사들의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큰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손해보험 3사는 올해 3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합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 4분기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매월 상승하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손해율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개선됐기 때문에 보험료를 갑자기 인상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보험은 실손의료보험과 달리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이다. 그만큼 금융당국은 보험사를 우회적으로 압박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도록 유도해 왔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저축은행 대표들과의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동차 보험료 인하 검토를 시사했다. 정 원장은 "보험료는 시장 가격이므로 직접 개입하는 건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전체적인 수익성 등을 고려해 유도할 부분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될 경우 이는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상위 4개사는 최근 5년 동안 '인하(2017년)→인하(2018년)→인상(2019년)→인상(2020년)→동결(2021년)'의 추이를 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