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스카이캐슬' 조현탁 감독과 유현미 작가가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설강화'가 드디어 안방극장을 찾는다. 방송 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돼 이에 대해 해명까지 했던 '설강화'이기에, 오해와 우려를 씻고 기획의도를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을 지 여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온라인을 통해 JTBC 새 주말드라마 '설강화'(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조현탁 감독과 주연 배우들인 정해인 지수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정해인 분)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로(지수 분)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정해인 지수 유인나 장승조 등이 출연한다.
이날 '설강화'를 연출한 조현탁 감독은 드라마를 선보이기에 앞서 시청자들과 만나게 된 소감에 대해 "미니시리즈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드는 사람들은 꼼꼼하게 준비하는데, 이번에는 최종 편집된 것 보면서 연출자 입장에서 굉장히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드라마에 대해 "정해인 지수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기본"이라고 소개한 뒤 "1987년도 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데 과정에서 나타나는 스릴러와 미스터리 서스펜스 액션 코미디까지 적재적소에 버무러져 있다는 걸 최종 완성본에서 느끼고 있어서 독특하고 희한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설강화'는 전작 '스카이캐슬'로 큰 인기를 끌었던 조현탁 감독과 유현미 작가가 재회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조현탁 감독은 "작품이 너무 힘들어서 죽을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이렇게 힘든 촬영이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정말 힘들었고 시대극이다 보니 전국 떠돌며 촬영을 했다"며 "떠돌이유랑극단처럼 구석구석 1987년 디테일 찾아 촬영하느라 힘들었다, 과장이 아니라 죽다 살아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배우들과 즐겁게 서로 의지하며 촬영했는데 무지막지한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절감했고 스스로 역량에 대해 고민한 작품이었다"며 "'설강화'는 오래된 기획이고 '스카이 캐슬' 전부터 작가님부터 내용에 대해 들어서 관심 갖고 있다가 '스카이캐슬'이 끝날 때쯤 본격화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작품에 대한 작가님의 애정이나 신념에 대해 깊이 감동을 받아 제가 꼭 하고 싶다고 했다"며 "그런 의욕이 이렇게 힘들게 할 줄 몰랐다, 촬영 무사히 마치고 편집을 마무리했고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됐다, 지금은 한숨을 놓은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해인은 극 중 재독 교포 출신 대학원생 임수호 역을 맡았다. 그는 '설강화' 출연에 대해 "감독님과 작가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다, 그게 가장 컸다"며 "예측 불가 엔딩과 전개들이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감독님을 처음 만나뵌 자리가 있었는데 그때 강한 확신이 들었다"며 "감독님과 현장에서 같이 작품을 만들면 당연히 모든 작품이 힘들겠지만 보람차고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겠구나 믿음을 느꼈다, 저에 대한 완전한 믿음을 주셔서 이 작품을 안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정해인은 "캐릭터 특성상 액션이 많았기 때문에 건강, 체력 준비를 완벽하게 했어야 했다"며 "다치거나 하면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호라는 인물은 순수한 청년이라고 보는데 리더십이 강한 것 같다"며 "영로라는 인물을 만나서 조금씩 변해가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는 남자"라고 덧붙였다.
연기 소감에 대해서는 "드라마로 시대극은 이 작품이 처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제 연기도 제 연기이지만 많은 배우들이 나온다"며 "그분들과 다 부딪칠 수밖에 없는데 배우들끼리 만났을 때 일어나는 화학작용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했고 더 많은 걸 배워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준비 단계에서부터 촬영까지 이렇게 캐릭터에 푹 빠져 살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촬영했던 시간이 소중하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정해인은 "이전 작품들과는 결이 완전 다른 작품이고 캐릭터적인 면에서도 차별화가 있다, 이 작품을 보신다면 고스란히 느끼실거라 생각한다"며 "다채로운 각양각색 배우들이 나오는데 연기를 보시는 재미도 있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 안에서 그 시대 살았던 인물 표현하기 위해서 시대적인 배경에 대한 지식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상상 속 인물이긴 하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배경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수는 호수여대 영문과 1학년 은영로 역으로 사실상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 출연 이유에 대해 지수는 "오디션 보기 전 대본 받아서 읽어봤는데 캐릭터가 밝고 매력이 있는 친구여서, 밝은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많이 나눠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끌렸다"고 말했다.
지수는 "극 중 영로가 순탄한 삶을 살지만은 않았는데 그럼에도 밝고 에너지를 주려고 하는 모습이 제가 배울점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연기하면서 영로에게 더 좋은 면모를 배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수는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소감에 대해 "아무래도 연기는 처음 도전하는 것이다 보니 긴장도 되고 떨렸다"며 "현장에 가서 하니까 영로가 된 기분이었고 모두가 잘 챙겨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해인에 대해선 "가장 많은 신이 있다 보니까 많이 챙겨주시고 캐릭터 고민도 많이 해주시고 신마다 둘이 어떤 마음이었을까 같이 얘기하며 만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러자 정해인은 "저는 매촬영마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선 연기도 상대 배우와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 있어서 너무 배려를 해준다, 감독님께서 저희가 같이 찍는 신이 있으면 디렉션을 주시는데 그걸 바로 이해하고 표현해내는 게 쉬운 게 아니다,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그런 시간도 짧아서 놀랐다, 그걸 잘 구현해내서 놀라웠다"고 칭찬했다.
또 그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영로이다 보니까 영로 주변에 사람들이 많다"며 "거기서 중심을 잘 잡아준 것 같고 수십명의 학생이 나오는데 중심을 잘 잡아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 같아서 촬영하며 고마웠다"고 전했다.
이에 지수는 "아무래도 연기가 처음이다 보니까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도 모르고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많이 이끌어주시고 편하게 해주셔서 집중해서 할 수 있었던 환경이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캐스팅 비화도 들을 수 있었다. 조현탁 감독은 "정해인은 출발 단계부터 하고 싶었던 배우였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님과 시놉시스를 만들 때부터 정해인씨를 우선 염두해서 구체화시켜 작품을 준비했다"며 "그래서 정해인씨에게 접촉 했다가 까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심기일전해서 재정비한 후 꼼꼼한 준비를 해서 엉겨 붙었다"며 "고맙게도 고려를 해주셔서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다, 작품을 오케이 했던 날 정해인 배우와 만나서 얘길 나누고 맥주를 한잔 했다, 그날 '설강화'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날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조현탁 감독은 "작가와 캐릭터를 준비했지만 영로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도 알 수 없다 생각했다"며 "그 캐릭터는 배우가 와서 완성해준다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신인 배우가 한다는 생각은 안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지수를 보자마자 사실은 바로 '저분이 영로다' 했다"며 "그런 판단 과정은 삽시간에 주는데도 찰나로 결정하더라, '무조건 해야 한다'고 협박했다가 읍소했다가 하는 출발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조금 품위없지만 마음 감추기 힘들어서 엉겨붙었던 기억이 난다"라며 "그렇게 두분을 소중히 모시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들의 케미스트리에 대해서느 "뭔가 자기 일에 순수하게 몰두한 사람들한테 묘한 빛이 난다 생각한다"며 "해인씨도, 지수씨도 자기 캐릭터, 자기 일에 대해 순수하게 몰두된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만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 그런 사람이 만난 케미는 그 사람들만의 독특한 것들"이라며 "그런 사람만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제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설강화'는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간첩을 미화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 이에 지난 3월 드라마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80년대 군부정권 하에 간첩으로 몰려 부당하게 탄압받았던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설강화'의 극중 배경과 주요 사건의 모티브는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1987년 대선 정국"이라며 "군부정권, 안기부 등 기득권 세력이 권력유지를 위해 북한 독재 정권과 야합해 음모를 벌인다는 가상의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남파 공작원 및 안기부 요원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런 배경 하에 남파 공작원과 그를 쫓는 안기부 요원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고 이들은 각각 속한 정부나 조직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니다"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한 부정한 권력욕, 이에 적극 호응하는 안기부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부각시키는 캐릭터들이므로 간첩활동이나 안기부가 미화된다는 지적도 '설강화'와 무관하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당시 여자 주인공 이름이 '영초'였다는 점에 민주화 운동가 천영초가 연상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드라마 측은 "극중 캐릭터의 이름 설정은 천영초 선생님과 무관하다"면서도 "선생님을 연상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관련 여주인공 이름은 수정하겠다"고 약속, 이름이 '은영로'로 바뀌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조현탁 감독은 역사 왜곡 우려에 대한 입장과 생각을 밝혔다. 그는 "'설강화'는 유현미 작가님이 오랫동안 준비해오신 기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8년도에 정치범 수용소에서 탈북한 탈북자 수기를 보시고 영감을 떠올렸다고 한다"며 "우여곡절과 여러 과정을 겪으면서 이야기가 확장됐고, 작가님 본인이 1980년대 대학을 다니면서 여대생 기숙사에서 실제 (생활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그 둘이 합쳐지면서 준비하며 작품이 구체화됐다"며 "탈북자의 수기로부터 시작해서 북한에 대한 언급이 들어가있는데 정치적, 이념적이라기 보다, 북한에 포커싱하기 보다, 사람에 대해 깊고 밀도있게 들여다보려 했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가상의 창작물'이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설강화'는 1987년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군부정권과 대선정국이라는 상황 외에 모든 인물과 설정 기관은 가상의 창작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창작을 한 이유는 전체 이야기 중심의 수호와 영로의 청춘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위해 포커싱돼 있는 것들"이라며 "그외엔 가상 이야기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 안에서 저희들만의 리얼리티와 밀도를 가지고 소신껏 이야기를 진행해왔다"면서도 "그런데 초기에 어떤 문구 몇 개가 밖으로 유출되면서 자기들끼리 조합을 이뤄서 받아들이기 힘든 말들이 많이 퍼지게 되고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기사화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1차적으로 관리 소홀한 제작진 책임이 있다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저도 '스카이 캐슬' 이후 3년 만에 작품을 하는 것이고 작가님도 어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이 작품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어떤 것은 있지 않다 생각한다, 직접 봐주시고 확인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조현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지옥' 등 K드라마가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창작자들은 더욱 책임감을 갖고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 우리나라 영화와 드라마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저도 제일처럼 기쁘고 알 수 없는 으쓱함도 생긴다"며 "창작자들이 어떤 작품에 임할 때 최선을 다해 사명감 책임감을 갖고 작품 만든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되기 전부터 얘기를 하는 것이 창작자에게는 고통이다, 그런 점을 조금 감안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오는 18일 오후 10시30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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