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한국 콘텐츠 업계에서 최근 몇 해 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던 OTT 플랫폼과 기존 방송사의 치열한 경쟁은, 올해 넷플릭스 메가히트작 '오징어 게임'을 기점으로 OTT 플랫폼 쪽으로 기울어진 모양새다.
'킹덤'을 시작으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박차를 가해온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는 올해 '오징어 게임'을 전세계적으로 히트시켰다. 좀비물 장르에 한국적이자 동양적 배경을 더한 '킹덤', 한국형 크리처물 '스위트홈' 등 국적을 불문하고 사랑받는 장르에 한국적인 이야기와 감성을 접목한 시도로 글로벌 시청자들을 공략한 넷플릭스는 한국형 데스게임 장르물인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 냈다. .
지난 9월 중순 베이을 벗은 '오징어 게임'은 공개 4일 만에 한국 오리지널로는 최초로 드라마와 예능 등 TV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순위를 정하는 '넷플릭스 오늘 미국의 톱 10 콘텐츠'(플릭스 패트롤 집계) 부문 1위에 올랐다. 또한 공개 6일째에는 '넷플릭스 오늘 전세계 톱 10 TV 프로그램(쇼)' 부문 정상에도 등극했고, 이후 무려 46일 연속 1위를 수성했다.
넷플릭스 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쓴 '오징어 게임'은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이에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고담어워즈, 크리틱스 초이스, 골든 글로브의 러브콜을 받는 부수적인 성과도 냈다. 출연배우 이정재도 각종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되고, 정호연 위하준 등은 일약 글로벌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시청자들에 'K콘텐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효과를 냈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난 10월에 공개된 '마이네임'은 넷플릭스 전세계 차트 3위에 오르며 주목받았고, 11월부터 지구촌 시청자들과 만난 '지옥'도 같은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가 이룬 성과와 동시에 애플TV,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왓챠 등 OTT 플랫폼의 경쟁이 본격화된 올해였다. 애플TV는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첫 오리지널 드라마 '닥터 브레인'을 선보였으며, 디즈니플러스도 한국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OTT 플랫폼도 다양한 작품을 내놨다. 쿠팡플레이는 첫 오리지널 드라마로 인기스타 김수현이 출연하는 '어느 날'을 선보이며 세련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얻었고,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도 관심을 모았다.
특히 많은 화제를 모은 것은 티빙의 '술꾼도시여자들'이다. 시트콤 성격의 이 드라마는 세 여자의 우정과 술로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리며 웃음과 공감을 선사했다. SNS와 유튜브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고, 최근 여성서사 중심의 작품 트렌드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꼽혔다. 더불어 티빙에 신규 가입자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성과도 이뤘다.
반면 기존 방송사에서 방영된 TV 드라마들의 경우 톱스타들이 출연한 작품들 마저도 시청률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SBS '펜트하우스'가 19.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SBS '원 더 우먼' 17.8%, KBS '연모' 12.1%,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이 10.9%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tvN '갯마을 차차차'가 12.7%(닐슨코리아 유료가입가구 기준 이하 동일)가 정도가 주목받은 정도다.
TV 시청률과 OTT 플랫폼에서의 인기, 화제성이 극명한 차이를 보인 점 또한 이채로웠다. 이영애가 출연한 JTBC 드라마 '구경이'는 최고 시청률 2.7%에 1~2%대 시청률로 고전했으나 동시 공개된 넷플릭스에서는 꾸준히 랭킹 상위에 올랐고, 마찬가지로 고현정이 출연한 JTBC '너를 닮은 사람'도 2~3%대 시청률과 달리 넷플릭스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OTT 플랫폼들이 효과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끌내고 있는 것은 물론 화제성까지 얻어내면서, 콘텐츠 업계도 이젠 방송사 보다 OTT 플랫폼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모습이다. 즉, 양질의 대본과 스타들이 OTT 플랫폼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제작사들과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도 OTT 플랫폼이 큰 제작 규모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하고 있다. 또 글로벌 인기로 부가 수익 창출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는 점을 큰 이점으로 보고 있다. 보다 자유로운 소재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분간 OTT 플랫폼의 강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애플TV 플러스, 디즈니 플러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이 한국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다수 기획하고 있어, 향후 콘텐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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