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발병 이래 가장 많은 1025명을 기록한 가운데 1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1.12.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연이틀 1000명대를 넘어서면서 의료 인프라가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 병원마다 병상이 부족하고 의료진은 지친 상태에서 환자들은 밀려들어 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제때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일을 걱정하면서, 컨테이너 등 임시 병상이라도 늘려 중환자를 치료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 중환자라도 증상 발현 후 20일이 지나면 다른 병실로 옮기겠다는 지침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이라고 지적한다.


◇위중증 1025명·병상대기 893명…수도권 남은 병상 118개뿐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236명으로 닷새 만에 7000명 아래로 내려왔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는 1025명으로 전날보다 9명 늘어 역대 최다 규모며, 연이틀 1000명대를 이어갔다.

이로 인해 의료대응 역량의 한계는 초과된 지 오래다. 18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9.1%로 1337개 병상 가운데 279개가 남았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5.9%로 837개 중 118개만이 남았다.


수도권에서 병원 입원과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기다리는 환자도 893명에 달한다. 정부는 수도권 내 병상 배정이 어려우면 중환자를 비수도권으로 이송해왔지만 이곳 역시 한계가 드러난 상황이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어가면 일반 환자 진료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정부는 현재의 유행이 계속된다면 위중증 환자가 12월 중 약 1600~1800명, 유행이 악화할 경우 약 1800~1900명까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병원별로 보유한 중환자실의 40~50% 정도를 코로나 병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더 확보해야 해 일반진료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 바 있다. 일반환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의료체계의 붕괴'를 의미한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질병관리청장) 역시 "어렵게 시작한 일상회복 과정이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중환자실 등 의료대응 역량이 급격히 소진돼 초과 상태다. 신속한 대응 역량 확충이 필요하다. 1~2주 후에는 병상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방역강화 방안 시행됐지만 중환자 감소로 이어질지 미지수

정부는 확진자 발생 자체를 줄이기 위해 18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16일 동안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전국 4명, 다중이용시설 영업은 오후 9~10시까지로 제한하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을 시행 중이다.

아울러 연말까지 병상 확보와 고위험군의 3차 접종을 우선순위로 두겠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연말까지 중등증 이상 병상 5800개를 추가 확보하겠다. 병원 전체를 코로나19 병상으로 전환하는 거점 전담병원을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고령의 병상 대기자를 줄이기 위해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도 6곳을 추가로 운영하겠다"며 "중환자 입·퇴원 기준을 명확히 정해 엄격히 시행하는 등 병상의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도 신속히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응이 너무 늦었다고 아쉬워한다. 현재 위중증 환자 규모는 2주 전의 신규 확진자들이라며 빠르게 조치했어야 하나, 시간만 끌었다는 이유에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와 뒤따라 늘어날 위중증 환자에 대비해야 하는데 2주로는 어림없다. 체육관에 병상이라도 만들어야 한다"며 "영국 등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우세종이 되면 확진자는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 역시 "위중증화율, 사망률을 줄여야 하는 데 지금은 어려워 보인다"며 "병상 확보와 추가 접종에 속도가 붙고, 먹는 치료제가 도입될 내년 1월 중순은 지나야 한다. 그때까지 방역 의료가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병상 확보 이외의 방안도 내놨다. 지난 16일부터 코로나19 중환자의 경우 증상 발현 후 20일이 지나면 격리 해제해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이어가도록 하는 지침을 내놨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현장 전문가들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정부에 "중환자 격리해제 기준을 즉각 재검토해야 한다. 국내 중환자실 현황부터 고려하라"고 17일 비판했다.

정부의 격리해제 기준은 미국과 유럽 기준을 따른 것이지만 이들은 대부분 중환자실이 1인실이라 다인실로 구성된 우리나라 중환자실 의료환경과 차이가 있어 똑같이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대부분 환자에 20일 이후 감염력은 낮지만, 일부 감염력 있는 중환자의 경우 다인실 위주 우리나라 병상체계 때문에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병상은 격리 해제된 코로나19 중환자로 채워져, 일반 중환자의 치료 제한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중환자 격리해제 기준을 철회하거나 1인실로 격리가 가능한 중환자실에 한해 시범 적용할 것을 정부에 권고한다"면서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재검토, 보완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중환자 진료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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