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의실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1.12.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쇼트트랙 대표팀의 간판 심석희(24·서울시청)에게 자격정지 2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심석희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심석희 측은 현재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징계에 불복,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경우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선수와 빙상연맹 간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빙상연맹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연맹 회의실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를 열고 심석희에게 자격정지 2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연맹은 이번 징계에 대해 "중징계 중 경미한 사안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이번 징계로 심석희는 내년 2월20일까지 국가대표로 뛸 수 없다. 징계 기간 내인 2월4일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에도 당연히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올림픽 출전 불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당장 선택지는 2가지로 좁혀진다. 일단 상위 기관인 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차기 체육회 공정위원회가 내년 1월14일로 예정돼있다. 심석희로서는 열흘 간의 시간 동안 재심을 통해 결과를 뒤집어야 한다. 하지만 청구 순서대로 심의하는 공정위가 당장 심석희 사건을 다룰 지도 장담할 수 없다.


이에 심석희 측은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심석희의 손을 들어주면 즉시 대표팀 자격을 회복할 수 있다.

심석희는 베이징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지만 이후 여러 의혹이 불거지면서 쇼트트랙 대표팀 일원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심석희가 2018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전 당시 동료였던 최민정(23·성남시청)을 고의로 충돌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연맹은 앞서 조사위원회를 꾸려 한 달여간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8일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놨다. 라커룸 불법 도청과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승부 조작 의혹 역시 마찬가지였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의실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1.12.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그러나 동료 선수에 대한 욕설 및 비하는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연맹 공정위 역시 동료 비하 부분이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평창 올림픽 당시 심석희와 부딪혀 넘어져 메달이 무산된 최민정은 고의 충돌 의혹이 불거진 이후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자신의 피해 여부에 대한 진상을 밝혀달라며 심석희 측과 대립하고 있다. 되돌리기 어려울 만큼 감정의 골은 깊게 팬 상황이다.

앞서 최민정 측은 "심석희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같이 훈련하고 경기하는 것에 스트레스와 부담을 느낀다. 두려움 때문에 정신적으로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는 곧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과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심석희가 대표팀 자격을 회복하더라도 최민정 측이 강경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

함께 베이징으로 향했을 때도 문제다. 금메달을 위해 '원팀'으로 뭉칠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 실제 비하의 대상이 된 최민정, 김아랑 등이 심석희와 갈등을 풀고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평창 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부문에선 동료 간 왕따 논란으로 국내 빙상계는 지속적인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유사한 일이 재발돼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한편, 심석희는 자신의 통산 3번째 올림픽 참가를 위해 개인훈련에 매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