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1000명 안팎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와 연일 80%대를 웃도는 중증병상 가동상황에 정부가 22일 구체적인 병상 확보계획을 발표한다. 의료대응 체계가 붕괴 직전에 놓이자 우선 국립대병원과 공공병원을 투입해 병상을 최대한 확충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마저도 늦은 조치인데 인력 충원도 없이 병상 수만 늘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2년간 이어진 대유행에 수시로 인력 충원을 요청했지만, 정부가 그동안 늑장 대응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 80.7%…문 대통령 "정부 책임"
2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20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80.7%(1337개 중 1079개)로 집계됐다. 직전날 80.9%에 이어 이틀째 80%대다. 입·퇴원 수속이나 여유 병상 확보로 100% 가동될 수 없어 사실상 포화상태다.
확진자에 뒤따라 위중증 환자가 최근 급증하면서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에도 의료역량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이다. 수도권 의료대응 역량 대비 발생은 141.9%로 전주 127.5% 대비 14.4%p 올라 역량 초과 상태이고, 비수도권도 77.7%에서 92.5%로 급증했다.
병상이 없어 병원 입원이나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하루 넘게 기다리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병상부족 문제로 인해 자택, 요양원 등에서 빈 병상을 기다리다 숨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어가면 일반 진료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병상이 더 부족할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현재 유행이 계속된다면 위중증 환자가 이달 중 1600~1800명, 유행이 악화할 경우 1800~1900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참모 회의에서 국립대병원과 공공병원, 군 의료인력까지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일상회복을 뒷받침하는 데 충분히 병상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통감했다.
이에 서울대병원 등이 비상체계로 전환한 데 이어 수도권의 일부 공공병원과 민간 중소병원들도 병상 전부를 내놓으며 정부 방침에 호응하고 있다. 정부는 병원 전체를 통으로 다 비워줄 병원을 요 며칠 찾아내는 데 바빴다.
◇"인력 없이 병상만 확보? 파견직 보내는 미봉책 되풀이 안 돼"
그러나 이 조치들로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병상을 확보하더라도 위중증 환자를 돌볼 전문 인력은 부족하고, 단시간에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2년간 사태가 이어지면서 현장의 피로도는 극심해졌고 일반병동 간호사도 중환자실로 파견되고 있다.
현장은 정부가 행정명령만 되풀이하고, 필요한 인력지원에는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구체적인 재정투입, 인력수급 계획, 교육훈련 방안을 요구했다. 땜질식 대책만 난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립대병원노조 공공투쟁연대체는 "병원 노동자들 모두 환자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인력충원을 승인하지 않는다. 간호사는 단기간 확보될 수 없다. 적어도 두 달 이상 교육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노사가 합의한 인력 증원은 기획재정부가 승인하지 않았다. 한시 증원을 포함해 요청 인력의 36% 수준만 인정했다. 병원은 3753명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1362명만 승인했다. 그중 433명은 한시 증원 인력이라, 정식 승인은 929명에 그친다.
이들은 "정부는 중환자 병상 확보를 요구하는데 인력의 대책은 안 내놓는다. 병원은 일반 환자 중환자실과 병동을 축소 운영하면서 인력을 파견한다. 숙련된 간호사가 부족하고 일반병동 인력난이 가중돼 중환자실 간호사 1명이 환자 4명을 담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도 의료대응 체계의 핵심은 병상과 의료 인력이라고 꼽았다. 그동안 병상과 인력 확충에 신경 쓰지 않았던 과오가 이번 대유행을 계기로 표면화됐다고 밝혔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차기 회장인 서지영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구조적으로 우리나라에는 중환자 진료 역량이 부족했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은 평소에도 환자가 가득 찬 채 운영돼왔다. 그러니 지금 같은 재난에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 차기회장은 "간호사 1명이 다수의 환자를 보고 있어, 외국보다 부담이 훨씬 크다. 한정된 자원보다 환자가 많으면 현장은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타깝지만 중환자 중 생존 가능성 큰 환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한탄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병상을 마련해놔도 금방 차버리면, 다음 방법은 없다. 특정 병원을 전담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그 병원 인력으로는 안 되고 수급 문제가 생긴다. 인력을 집중 투입할 방법이 필요하다. 정부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도 한계를 인정했다. 인력을 최대한 확충하면서 의료대응 체계의 재편을 약속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감당해야 할 가장 힘든 문제"라며 "중증병상을 확보하면 일반 병실의 간호사를 투입해야 하고, 급하지 않은 수술은 미뤄야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박 반장은 "중환자를 경험해보지 않은 간호사나 방금 졸업한 간호사는 일하기 어렵고 지난해 600명의 인력을 교육, 훈련했지만 이 숫자만으로 감당하기 힘들다"며 "이제껏 중환자를 봤던 간호사들도 굉장히 많이 힘들었고 의사 인력도 소진됐다"고 말했다.
박 반장은 "중수본에 있는 5000여명의 인력 풀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중보건의, 군의관 등 공공인력까지 포함해 충분히 재편하겠다"고 설명하면서 정부도 타개책을 찾고 있다는 취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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