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1992년 연극 '베니스의 상인'을 시작으로 '킬러 오브 나이트' '파우스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 주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던 배우 윤돈선. 햇수로 데뷔 30년차인 올해는 그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로 기억된다.
무대에서 드라마와 영화로 활동반경을 넓힌 그가 만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지옥'은 많은 변화를 안겼다. 그가 연기한 '오징어 게임' 119번 참가자 노상훈은 게임에 몰입하는 참가자들의 혼란스러운 심경을 보여주는 인물로, 다른 결의 최후를 보여주며 극의 분위기를 한층 더 짙게 만들었다. '지옥'에서는 소설가 김광진으로 등장해 화살촉 단원들의 공격을 받으며, 새진리회의 교리가 가져온 혼란과 이로 인해 폭력사회로 변질되는 시작점에 있는 인물을 연기했다 .
윤돈선은 두 작품이 연달아 전세계 넷플릭스 차트 1위에 올라 해외에 있는 지인들로부터도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글로벌 콘텐츠의 위력을 느꼈다고 했다. 더불어 보다 유연해진 자세로 연기와 작품을 대할 수 있게 된 지금이 새로운 시작과 같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드라마와 영화 등 매체연기는 왜 늦게 시작했나.
▶30대까지는 '무대에서 죽으리라'라는 생각이 몸에 박힌 것처럼 살았던 사람이다. 지금 내 나이가 51세(1972년생)다. 소속사에는 40대에 들어갔다. 이 생각을 조금씩 내려놨다. 이 신념을 다시 생각해보니 무대는 연기를 해야 지킬 수 있는 것이더라. 그 전까지는 영화를 하는 사람과 연극을 하는 사람이 다르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장르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임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나를 알리는 기회가 있다면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었다. 소속사에 들어가서도 연극을 계속 했고, 다른 기회가 오면 그것도 열린 마음으로 임했다.
-조금 더 유연해진 것이 아닐까.
▶그 말이 딱 맞는다. 40대에 나를 만난 사람들은 '둥글둥글해졌다'라고 하더라. 연기의 중심이 무엇인지 생각이 바뀐 건 아닌데, 이 생각을 둘러싸고 있던 울타리만 보고 그걸 지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 것 같다. 개인적인 변화도 있었다. 가정을 갖게 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 좋아서 하는 것에서, 더불어 사는 방향으로 많이 유연해진 것 같다. 어릴 때 아버지가 약주를 한 잔 드시고 들어오면 '너는 커서 네 아이가 '윤씨 아들'이 아니라 '윤선생님 자제분'으로 불리게 살라'고 하시더라.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고 아버지가 배우라면, 어떤 연기를 하고 어떤 작품을 하는지 얘기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자녀분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들이 영화음악을 전공하고 있고, 딸은 분장을 배우고 있다. 막내는 초등학생이다. '오징어 게임' '지옥'에 나오는 걸 안다. '아빠 왜 죽어?'라고 하더라. 아빠가 전세계 사람들이 다 보는 드라마에서 맞는 게 싫은 거다.(웃음) 큰 아이들은 시크하다. '고생하셨네요'라고 하더라. 요즘에는 촬영 잘 하고 있는지 연락도 하고는 한다.
-올해 무척 뿌듯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배우로서 참 놀랍고, 윤돈선이라는 사람에게도 놀라운 해다. '오징어 게임' '지옥' 같은 작품을 만나고 이어 연달아서 작품을 하고 있고, 공연 연출로서도 활동했다. 여러모로 뜻깊은 한 해였다.
-다시 시작한 기점에서 앞으로 어떤 배우를 목표로 연기할 생각인가.
▶사람들이 찾아주는 배우였으면 좋겠고,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여러가지 모습이 있는 배우이고 싶다. 예컨대 수염 지르고 지저분한 외모에서 엘리트적인 눈빛을 내는, 다양한 면이 있는 배우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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