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우리나라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 23일 누적 5015명으로 5000명대를 넘어서면서 연간 독감 사망자에 근접하고 있다. 비슷한 인구인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과 비교해 아직 수적으로는 많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 일일 사망자와 월간 치명률 등이 급증하면서 방역 모범국으로서 체면을 구겼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6919명을 기록했다. 재원중인 위중증 환자는 1083명으로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중이고, 사망자도 109명으로 100명대에 올라서 누적 5015명이 됐다. 이는 직전 최다 기록인 지난 14일의 94명을 9일만에 경신한 것이다.
사망자는 지난해 2월 20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처음 나온 이후 최근 몇달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첫 사망자에서 지난 1월 5일 1000명까지 320일이 걸렸지만 그후 매 1000명 증가하는데 166일, 143일, 28일, 14일 걸리며 가속도가 붙었다.
2년간 5000명, 1년 평균 2500명의 코로나19 사망자는 독감의 사망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독감이 원인이 되어 매년 2000~3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독감 관련 사망자는 평균 2만4000여명에 이른다.
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우리나라보다 인구수가 약간 많거나 적은 나라들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0만명 전후다. 인구 4670만명인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약 8만9000명이다. 인구 6000만명의 이탈리아는 현재까지 13만6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구 8300만명의 독일은 11만명이 사망했다.
우리의 약 2배인 1억2600만명 인구 일본은 코로나19로 1만8300명이 목숨을 잃었고 우리 인구의 5~6배인 인구 3억3000만명의 미국은 83만명이나 사망했다. 우리 누적 사망자 수를 2배, 미국 인구에 맞게 5~6배로 곱해도 여전히 월등히 사망자 규모가 작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치명률이 급증하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지금까지의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누적 치명률은 10~11월 0.78%대까지 내려왔다가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23일은 0.85%로 뛰었다.
월간 치명률은 더욱 좋지 않다. 위드코로나 후 다른 나라들은 확진자가 늘어나도 사망자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에 우리는 11월 치명률이 1.12%로 세계 주요 국가 중 일상회복 후 거의 유일하게 급증했다. 코로나19에 걸리면 100명 중 1명 넘게 사망한다는 의미인데, 12월 치명률은 뉴스1 잠정집계 결과 0.97%로 역시 1%대에 육박했다.
지난 11월 10일께 기준으로 월 치명률은 6월 0.34%, 7월 0.18%, 8월 0.36%, 9월 0.34%, 10월 0.64%였다. 그런데 11월 중순 기준으로 0.64%였던 치명률은 12월에는 0.81%로 상승했다.
정부는 치명률이 차이나는 이유에 대해 "월간 치명률은 해당 월의 확진자를 추후 모니터링해 사망한 경우를 집계하기 때문에 계속 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 3주 이상 모니터링한 후 매달 셋째주를 전후해 월별 치명률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아워월드인데이터와 같은 통계 사이트는 약 10일의 시차를 두고 앞 일주일간의 확진자와 뒤의 일주일간 사망자를 비교한다. 약 1~2주의 시차를 두고 확진자의 상태가 안좋아져 사망자로 바뀐다고 봐서다. 하지만 이 범위를 벗어나서 투병하다 사망한 확진자는 정확한 시점에 반영되지 않는 셈이다.
가정이 아닌 실제 사망자를 반영하기에 어떤 의미에서는 국내 방식이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망자를 역추적하는 수고로움에도 불구하고 이 방식은 집계를 지체시키고, 시점마다 바뀌는 점 때문에 정확한 사망자 규모 판단을 어렵게 하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지금의 사망자 추이가 우려스러운 이유는 또 있다. 정부 설명대로 치명률은 후발 방역지표에 해당한다.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사망으로 이어지기까지 생기는 시차 때문이다. 따라서 하루 확진자 수가 7000명을 오르내리고 위중증 환자가 연일 1000명 안팎인 최근의 유행 상황이 반영된 치명률은 2~3주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루라도 빨리 지금의 확산세를 꺾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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