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향한 우려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대표팀의 '간판' 심석희(24·서울시청)가 2018 평창 올림픽 당시 대표팀 동료들을 원색적으로 비방하고, 고의 충돌로 최민정(23·성남시청)을 넘어뜨렸다는 의혹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2014 소치 올림픽에 이어 평창 올림픽 계주 2연패를 달성했던 심석희의 생애 3번째 올림픽 도전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번 사태는 지난 10월 심석희가 평창 올림픽 당시 대표팀 조항민 코치와 휴대전화로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이는 심석희를 상대로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던 조재범 전 코치가 법정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에 담긴 것이었다.
하지만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메시지엔 심석희가 평창 올림픽 1000m 결승 당시 최민정을 고의로 넘어뜨리겠다는 뉘앙스가 담겨있었다. 실제 경기 때 심석희는 최민정과 뒤엉켜 넘어졌는데 최민정은 4위, 심석희는 주행 방해가 인정돼 실격 처리됐다.
이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와 코치진을 향한 심석희의 욕설과 비방도 있었다. 이후 심석희의 라커룸 불법 녹취와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및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승부 조작 의혹 등이 불거졌다.
국내 빙상계는 발칵 뒤집혔다. 심석희는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으나 선수 간 감정의 골이 깊게 파였다.
최민정 측은 "함께 운동 하기 어렵다"며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 1위에 올랐던 심석희는 이 사안으로 ISU 월드컵 1~4차 대회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빙상연맹은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조사위는 지난 8일 심석희의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해 '증거 부족'으로 결론냈다.
조사위는 "심석희가 최민정을 고의로 민 사실은 있으나 이 행위가 메달 획득을 방해하려고 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라커룸 불법 도청과 월드컵 및 삿포로 아시안게임 승부조작 의혹 역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발표했다.
최민정과 김아랑(26·고양시청) 등 동료와 코치진에 대한 욕설과 비하 행위는 사실로 확인했다. 심석희 본인도 조사 과정에서 시인한 부분이다.
조사위로부터 이 같은 결과를 넘겨받은 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는 지난 21일 심석희에게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는 심석희가 국가대표로서 성실 의무를 저버리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빙상인으로서의 품위를 훼손했다고 판단, 이같이 결정했다.
심석희는 가시밭길에 올라섰다. 당장 내년 2월4일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 출전도 어려워졌다. 내년 2월20일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림픽 참가를 위한 최종 엔트리 제출 기한은 내년 1월 24일까지다.
그러나 올림픽에 나설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심석희는 일단 내달 14일로 예정된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징계가 경감되면 대표팀 승선이 가능하나 최종 엔트리 제출 기한까지는 시일이 촉박하다. 결과를 뒤집지 못했을 때 법적 대응을 위한 시간도 부족하다.
이에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이 크다. 심석희 측은 여러 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석희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최근까지 개인 훈련에 몰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설령 대표팀에 복귀한다고 해도 심석희가 제기량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심석희가 헐뜯었던 최민정과 김아랑 등 동료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팀 워크가 중요한 종목인데 이들이 '원팀'으로 뭉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만에 하나 심석희가 메달을 목에 건다 하더라도 온전한 박수를 받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대표팀은 일단 최민정 등을 중심으로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조재범 전 코치는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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