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숙련 일자리가 줄고 고숙련·저숙련 고용은 늘어나는 '일자리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고용재조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큰 폭으로 감소했던 취업자수는 올해 들어 코로자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올해 11월 기준 취업자수(계절조정)는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2월 수준의 99.98%를 회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사무·판매원 등 중숙련 일자리는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4분기와 비교해 1.7% 줄었다. 반면 택배기사나 배달원 등 육체 노동이 주를 이루는 저숙련 일자리는 같은 기간 3.9% 늘었고 관리자나 전문직 등 고숙련 일자리는 0.5% 늘었다.
한은은 "중숙련 일자리는 대면접촉도가 낮은데도 코로나19 기간 중 감소폭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재택근무가 여의치 않은 데다 기업이 상대적으로 자동화 대체가 용이하고 비용 절감의 편익이 큰 중숙련 일자리를 중심으로 고용을 조정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감염병 확산 우려가 크고 재택근무가 어려운 판매(-7.8%) 및 서비스(-1.9%) 일자리가 크게 줄었지만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택배원, 배달원 등을 중심으로 단순노무(10.6%)가 큰폭으로 늘었다.
산업별로는 코로나19 이후 대면 서비스 제약, 비대면 서비스 확산, 산업별 업황 등에 따라 상이한 패턴을 나타냈다.
서비스업의 경우 비대면 서비스업인 운수창고, 정보통신 등의 취업자수가 각각 9.9%, 6.8% 증가했지만 대면서비스업은 숙박·음식과 도·소매가 -11.5%, -7.9% 감소하는 등 취업자수가 줄었다.
아울러 보건복지, 공공행정 취업자수는 각각 15.5%, 9.2% 늘었다. 의료수요 확대, 정부의 고용정책 지원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제조업은 주요 수출품목(반도체, 자동차 등)의 견조한 해외수요가 이어졌으나 글로벌 공급망 차질, 코로나19 이전부터 이어진 추세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수가 2.5% 감소했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근로조건의 변화(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 확산, 플랫폼 노동자 증가 등), 자동화 확산 등은 앞으로도 기업의 노동수요 및 가계의 노동공급 행태에 지속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재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시장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도록 취업교육 등 직업훈련 정책을 강화하고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