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와 양대 금융권 산별노조 조합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스1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 시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밝힌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가 당국의 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 구성 등을 조건으로 총파업을 잠정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전날(27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카드수수료 재산정 결과발표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를 감안해 영세 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을 조정했다. 연매출 3억원 이하 구간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기존 0.8%에서 0.5%로 0.3%포인트 내렸고 연매출 3억~5억원 구간 가맹점은 기존 1.3%에서 1.1%로 0.2%포인트, 5억~10억원 구간은 기존 1.4%에서 1.25%로 약 0.15%포인트 낮췄다. 10억~30억원 구간은 기존 1.6%에서 0.1%포인트 낮춘 1.5%를 적용한다.

카드노조는 "카드수수료 관련 당정협의 결과는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엉뚱한 곳의 팔을 비틀은 '정책 참사'"라며 "결국 피해는 소비자와 노동자가 감당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카드사들은 적자폭을 만회하기 위해 소비자 혜택을 대폭 줄이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카드노조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 동안 카드업계는 가맹점수수료 부문에서 131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카드노조는 이어 "영세상공인에게도 이번 조치가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며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은 빅테크나 배달앱 수수료 상한선 규제인데 엉뚱하게 생색내기식 정책으로 땜질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드노조는 우려와 동시에 기대감도 내비쳤다. 당정이 소비자, 가맹점, 카드업계를 중심으로 제도개선 TF를 구성해 이해관계자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정은 카드사들이 마이데이터 및 종합페이먼트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겸영·부수업무을 확대하고 신사업에 대한 지원 등을 약속했다.

카드노조는 "이같은 조건부로 카드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잠정 유예한다"며 "제도개선TF의 의제는 적격비용 재산정제도의 폐지와 신용판매 결제부문에서 경쟁력 확보가 포함돼야 하며 TF에 카드노조협 대표자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적격비용 기반 수수료 체계를 도입하고 이후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하고 있다. 적격비용은 신용카드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마케팅비용 등으로 구성된 결제 원가를 뜻한다. 각종 지표로 적격비용을 따져 수수료를 내릴 지 결정하는 것이다.

카드노조는 "총파업 유예 결정을 금융당국이 함부로 오용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머리띠를 묶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노동조합의 요구와 참여를 배제하거나 약속들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유예된 총파업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