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제조현장 모습 .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다음달부터 국내에도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도입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7일 다국적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
다만 치료제들이 모든 환자에 안전하다고 볼 수 없고 동시에 사용하면 안 되는 의약품이 많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원래, 모든 의약품에 주의사항과 동시에 사용하면 안 되는 의약품이 많다며 의료진과 환자들이 내용을 숙지하면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팍스로비드는 국내 첫 번째 먹는 코로나19 약으로서 경증 및 중등증 성인·소아(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 환자에 쓰인다. 팍스로비드는 단백질 분해효소 '3CL 프로테아제'를 차단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증상발현 5일 이내 투여 시 입원 및 사망 비율이 88% 감소했다. 임상은 경증 및 중등증 고위험 입원하지 않은 환자 2246명에 진행됐다. 특히 전체 환자의 98%가 델타 변이 감염자인 만큼, 델타 변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품에는 두 종류의 경구제가 들어있다.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리토나비르' 1정, 총 3정씩 1일 2회(12시간마다) 5일간 복용하면 된다. 따라서 총 30정이 되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로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한다.

◇팍스로비드 부작용, 대부분 경미…중증 간장애·신장장애 환자 주의



팍스로비드의 부작용은 미각 이상, 설사, 혈압상승 및 근육통 등이며 대부분 경미한 증상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결정에 자문한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부분은 약물(투여)이 종료되고 난 이후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팍스로비드는 임부와 수유부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수유부는 투여 중에 수유를 중단하는 게 바람직할 전망이다. 또한, 전문가 자문위원들은 백신접종을 했으나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도 사용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중증의 간 장애와 신장 장애 환자들에 팍스로비드 복용을 권하지 않았다. 약물이 신체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등증 신장 장애 환자는 니르마트렐비르 성분 투여용량을 반으로 줄일 것을 권했다.

또한 팍스로비드의 효과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는 약물을 함께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최 교수는 "팍스로비드의 성분인 리토라비르가 약물 대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부정맥이나 고지혈증 또는 통풍이나 협심증 질환 약물들이 포함돼 있다"라고 했다.

미국 콜로라도대 의과대의 피터 앤더슨 약학 교수는 외신과 인터뷰에서 "잠재적 상호작용 중 일부는 절대 사소하지 않다. 어떤 경우 함께 복용을 금지해야 한다. 팍스로비드를 처방받는 환자는 자신이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해 의료진에 상세히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팍스로비드의 성분 리토라비드는 'CYP3A'라 불리는 간 효소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이에 따라 이 효소를 활성화할 약물이 환자의 체내에서 만나면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식약처도 "심각하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상호작용을 우려할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식약처는 팍스로비드와 함께 사용해서는 안 되는 약물을 28가지 제시했다. 최 교수가 언급한 질환 약물 외 스타틴, 혈액 희석제, 항우울제, 항발작제 등 다수가 있다. 식약처는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DUR)로 함께 사용하면 안 되는 의약품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원석 교수는 "해당 질환자가 이 약을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팍스로비드 투여 시 해당 약물 사용을 일시 중단하면 투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약물 사용을 중단할 수 없다면 팍스로비드 사용이 제한될 수 있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은 뉴스1에 "해당 질환자에 그 질환 치료제 복용은 중지할지, 팍스로비드를 사용할지 판단하면 될 것 같다. 이 정도면 금기사항은 많지 않은 치료제다. 항바이러스제로서 복용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팍스로비드와 동시 복용을 피해야 할 의약품과 성분명 명단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전문가 "모든 의약품에는 부작용 있어"…몰누피라비르 두곤 우려

팍스로비드는 내년 1월 말부터 처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팍스로비드를 포함해 먹는 치료제 60만4000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MSD 라게브리오 24만2000명분, 화이자 팍스로비드 36만2000명분이다.

식약처는 함께 긴급사용승인을 검토해온 MSD의 먹는 약 '라게브리오(성분 몰누피라비드)'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안전성, 효과성 자료에 있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긴급사용승인 검토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화이자 팍스로비드, 23일 머크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 승인을 연달아 결정한 바 있다. 다만 라게브리오는 리보핵산(RNA) 유사체라는 물질로, 바이러스 복제 과정 시 필요한 정상 RNA 대신 삽입돼 바이러스를 사멸한다.

FDA는 18세 이하 환자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라게브리오 복용을 금했다. 가임기 여성에는 약 복용과 이후 수일 동안, 남성에 최종 복용 후 3개월은 피임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먹는 치료제가 치료 종류를 다양화하고 환자의 중증을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도, 실제 사용 여부에 대해 누구에 투여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순영 교수는 "모든 의약품에는 동시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약물과 주의사항이 많다. 다만 팍스로비드 대비 라게브리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부각된 것"이라며 "앞으로 관건은 팍스로비드의 공급이다. 구체적으로 누구에 투여할지 정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가검사키트로 진단하고 병원에서 처방받아 집에서 관리할 길이 열렸다"며 "라게브리오를 효과 측면에서 봤을 때는 팍스로비드의 대체재여야 할 것 같다. 당국과 의료계가 투약지침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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