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사망보상금을 받지 못한 군인의 유족이 지급 청구 소송을 낼 때 국가가 명시적으로 사망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행정청을 상대로 사망보상금을 달라고 청구하는 '당사자소송'이 아닌 여태껏 지급 처분을 하지 않은 행정청의 위법을 밝혀내는 '부작위 위법 소송'을 하는 게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사망한 군인의 유족인 A씨가 사망보상금을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보훈급여 지급 정지 처분 등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A씨 아들인 B씨는 2013년 4월 군에 입대해 그해 8월 부대 화장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결국 사망했다. A씨는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내 일부 인용 판결을 받아 2016년 3월 국가배상금을 받았다.
이후 일반 사망자로 분류됐던 B씨가 구 군인연금법상 사망보상금 지급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국방부의 결정이 나오자 A씨는 경기남부보훈처에 사망보상금 지급을 청구했다.
그런데 경기남부보훈처장이 '사망보상금 액수를 초과하는 국가배상금을 받아 이를 공제하면 지급할 사망보상금이 없다'는 내부 결재문건에 결재를 하면서 사망보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A씨는 사망보상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군 복무 중 사망한 사람의 유족이 국가배상을 받은 경우 국가보훈처장 등은 사망보상금에서 손해배상금 상당액을 공제할 수 있을뿐 그 이상의 정신적 손해배상금까지 공제해선 안 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다만 A씨의 경우 경기남부보훈처장이 '사망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문건에 내부결재만 한 상태이지 명시적으로 거부 처분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당사자소송'이 아닌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했어야 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당사자소송은 행정청의 처분 등을 이유로 국가·공공단체 등의 권리주체를 피고로 하는 행정소송을 말한다.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은 행정청이 일정한 처분을 할 법률상의 의무를 하지 않은 게 법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확인해달라며 청구하는 소송이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 사건을 당사자소송에서 항고소송으로 소 변경을 할 것인지에 관해 진상 확인을 하는 '석명권'을 행사해 적법한 소송형태를 갖추도록 했어야 했다"며 "당사자소송으로서 적법함을 전제로 판단한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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