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를 호소해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원을 위해 지난 7월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2021.7.2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혐의 징역 20년 확정,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심판' 그리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항오류 관련 정답취소 소송까지. 올해도 굵직한 재판이 잇달았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앞두고 2021년 있었던 주요 판결을 29일 돌아봤다.
◇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 각하…'국정농단'도 속속 마무리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는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등 일선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헌정사상 최초로 법관 탄핵심판에 넘겨졌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월 임 전 부장판사 탄핵심판사건을 재판관 5인의 다수의견에 따라 각하했다. 이미 임기 만료로 퇴임한 임 전 부장판사를 파면할 수 없다는 것이 각하결정의 주된 이유였다.

임 전 부장판사는 재판개입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형사기소됐으나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은 "법관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 2심은 "부적절한 재판관여행위"라고 지적하면서도 재판업무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 자체가 없어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임 전 부장판사를 비롯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전·현직 법관들이 잇따라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은 이 사건 관련 유일하게 유죄가 선고됐다. 1심에서 각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내년 1월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일선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8월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8.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른바 '사법농단' 재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국정농단' 재판도 속속 마무리됐다.
국정농단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8년 11월 옛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된 데 이어 올해 1월 국정농단 사건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이 확정됐다.

총 징역 22년이 확정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87세가 되는 2039년 형기를 마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특별사면·복권이 결정되면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3월31일 구속된 이후 4년9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됐다.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심 선고 후 법정구속됐다가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국정농단 방조와 불법사찰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됐다. 국정농단 방조 혐의는 무죄, 불법사찰 혐의 일부만이 유죄로 인정됐다.

◇ 김경수 '댓글조작' 징역 2년…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취소 소송도

정치계 인사들의 주요 판결도 잇따랐다.

'드루킹' 김동원씨 등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자신이 경남지사로 출마하는 6·13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씨의 측근 도모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는 무죄로 인정됐다.

의혹 제기 3년 여만에 실형이 확정되면서 김 전 지사는 도지사직을 상실하고 재수감됐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7월2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재수감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7.26/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검찰총장 재직 시절 자신에게 내려진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을 취소하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패소했다.
별도로 진행된 직무집행정지 처분 취소소송에서는 각하판결이 나왔고 윤 후보 측은 징계·직무집행정지 취소소송 1심 판결에 불복해 각각 항소했다.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장 재임 시절 정치개입 및 특수활동비 불법사용,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파기환송심 끝에 징역 9년이 확정됐다.

2013년 대선 개입 의혹으로 원 전 원장에 대한 형사재판이 시작된지 약 8년 만이다.

◇'위안부' 손배소 엇갈린 판결…'수능문제 오류' 소송 주목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재판부의 엇갈린 판결이 나와 주목을 받았다.

올해 1월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12명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사건을 심리한 1심 법원은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로 판결했다.

일본 정부의 반인도적 범죄에 국가면제(주권면제)를 적용하기 어렵다며 일본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4월 고 곽예남·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와 유족 등 20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선 각하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국내법원이 외국국가에 대한 소송에 관해 재판권을 갖지 않는다는 국가면제가 적용된다고 보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청구를 각하했다.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4월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기일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 2021.4.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12월에는 2022학년도 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정답 취소소송에 이목이 집중됐다.
수험생들은 20번 문제에 오류가 있다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상대로 정답결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해당 문제에 "명백한 오류"가 있다며 소송 제기 13일 만에 원고승소로 판결했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오류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평가원은 20번 문제를 '전원 정답' 처리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