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12.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역대 최대 규모인 44조원의 새해 서울시 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시의회 문턱을 넘었다.
당초 서울시 계획보다 소상공인 지원 예산이 대폭 늘어나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바로세우기 관련 민간위탁·보조금 예산 삭감폭은 줄어들었다.

서울시의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예산안을 31일 의결했다. 오 시장 입장에서는 자존심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종 예산안은 서울시가 앞서 제출한 44조748억원에서 다소 늘어난 44조2190억원이다.

가장 큰 쟁점이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상공인 생존지원금'(손실보상금)은 서울시가 제안한 수준 정도인 7998억원에 합의됐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정부 지원 방안을 살핀 뒤 새해 초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계획이었으나, 시의회 제안으로 조기에 소상공인 생존 지원금 편성이 가능해진 셈이다.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서울런, 안심키즈카페 등 상임위에서 대부분 삭감됐던 보건복지 분야 예산도 상당수 복원됐다. Δ서울런 133억원 Δ안심키즈카페 62억원 Δ온서울건강온 35억원 Δ청년 대중교통 지원 78억원 등이 편성됐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가 막바지까지 반대한 안심소득 사업의 경우 애초 예산 74억원에서 35억원만 살아남았다.

반면 오 시장이 시도했던 바로세우기와 TBS 예산 삭감은 한 발 물러나야 했다.

서울시가 832억원 삭감한 민간위탁·보조금 사업 등 '서울시 바로세우기' 관련 예산은 최종적으로 200억원 가량 복원됐다. 최종 의결된 예산은 1156억원으로 2021년도 본예산보다 632억원 삭감된 셈이다.

서울시의회가 증액을 요구한 혁신교육지구 예산은 65억원→100억원, 도시재생지원센터 예산은 23억원→40억원이 됐다.

오 시장과 민주당 시의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44조원의 예산안을 두고 두 달 가까이 치열한 정쟁을 이어왔다.

오 시장이 서울시 바로세우기 관련 민간위탁·보조금 예산을 832억원 삭감하고, TBS 출연금도 123억원을 깎자 민주당 시의회는 강력 반발했다. 현재 시의회 110석 중 99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시의회 상임위원회는 오세훈표 신규 사업을 줄줄이 전액 삭감하고, TBS와 민간위탁 사업의 예산은 오히려 증액하는 등 초반 예산 신경전이 극에 달했다.

이런 와중에 시청 내 집단감염이 발생해 막바지 예산 협상의 주요 관문인 예결위 심사가 잠정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코로나 복병에 결국 예결위 심사는 8일 만에 온라인으로 재개됐고, '소상공인 생존 지원금'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 갈등 속에 팽팽한 입장 차가 이어졌다.

시의회 예결위는 생존 지원금 3조원 편성을 요구하자, 서울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5400억원을 제시했고, 이후 한 발 더 나아가 7700억원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최종 합의안은 7998억원이다.

시의회도 서울시 최종안을 수용하기로 잠정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공약사업 예산 대부분이 복원됐다.

오 시장은 이날 본회의에 출석해 "서울시 예산안을 심의하고 의결해 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내년도 예산은 시민들의 일상을 보살피는 동시에 민생 경제의 상처를 치유하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데 소중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 예결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민생 위기 앞에서 모든 정치적 갈등과 이견을 내려놓고 협치의 정신을 바탕으로 민생을 최우선으로 예산안 연내 처리라는 시민과의 약속을 실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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