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을 맞아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변화를 강조했다. 이들은 신년사를 통해 한 목소리로 '고객'과 '디지털 혁신'을 외쳤다.
증권사 CEO들 "작년 같은 호황 어려워… 살아남으려면 변화해야"
지난해 증권업계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는 코로나19 지속과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지난해와 같은 호황을 누리기 어렵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금융환경은 지난해만큼 밝지는 않을 것"이라며 "성장은 지속하겠으나 그 속도의 감소가 예상되고, 유동성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자산가격에 미치는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혁신적인 비즈니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도 "우리는 불확실한 금융시장 전망과 치열한 경쟁으로 둘러싸여 있다"며 "긴축적 통화정책, 자산 버블 우려, 인플레이션 위협 등 다양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기존 경쟁자 이외에 다수의 고객기반과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를 앞세운 빅테크와도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변화하는 시장에서 신사업 진출을 가속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사장은 "올해 코로나19 지속과 더불어 여러 불확실성 이슈로 인해 변동성이 치솟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사업은 리스크관리에 기초한 수익력을 강화하고, 수수료 사업은 그 기반을 공고히 다져 상품영업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미래 성장동력은 "디지털 혁신과 MZ세대"
증권사 CEO들은 올해 디지털 서비스 역량이 증권업계 성장 기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시장에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에 대한 중요성도 잊지 않았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21세기 초유의 팬데믹을 겪으며 젊은 리더들이 등장하고 미래 먹거리를 선점한 기업들이 새로운 강자가 되면서 사회 전 영역에 디지털이 필수 요소가 됐다"며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찾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암호화폐,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한토큰) 등 디지털 기술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영채 사장은 "고액자산가를 위한 서비스로만 여겨졌던 해외주식은 2030세대도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고 차별성 있는 접근을 고민하는 것이 새로움을 대하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규 사장도 "이제는 새로운 세대가 주 고객으로 영입되면서 철저한 혁신 마인드가 필요해졌다"며 "새로운 고객이 미래에 가지게 될 Unmet Needs(언멧니즈)를 발굴하고 먼저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은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콘텐츠와 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경험) 제공, 다른 업권과의 제휴를 통한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제공을 주문했다.
두 사람은 "빅테크·핀테크와의 모바일 자산관리 플랫폼 경쟁 심화로 인해 고객이 경험하고 기대하는 서비스 가치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단순한 거래수단이 아닌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며 '주식 이용 고객 중심의 매체에서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며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생각과는 다르게 변화 중인데 우리도 이에 맞춰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해야 한다"며 "변화의 근간이 되는 창의력은 열정이 있어야 가능하며 나이 불문 모든 임직원들의 열정이 하나가 돼 창의력으로 발현될 때 조직의 변화도 가능하다"고 했다.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이사는 "디지털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금융업 등 모든 업의 본질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의 본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사는 복잡한 세상에서 변화는 언제나 혁명처럼 닥쳐올 수 있고, 격변의 씨앗이 어디에 움트고 있는지 관찰하며 변화의 물결에 적극 대응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