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이승환 기자 = 소주 빈 병 10여개가 현관 신발장에 놓여 있다. 그 옆 좁은 공간은 소주 20병씩 든 박스 세 짝이 차지하고 있다. 담배꽁초가 수북한 종이컵도 보였다. 배달 조끼와 안전모가 벽에 걸려 있고 잔고 '0원'이 찍힌 통장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이달 초 A씨(40대)가 사망 후 발견됐던 당시 집안 모습이다. 그가 극단선택으로 숨을 거둔 지 닷새 정도 지났을 때였다. 인천 부평구의 한 다세대 주택 원룸(19.8㎡·6평)에서 A씨는 홀로 살았다.
그의 고독사 현장을 정리한 특수청소업체 에버그린 김현섭 대표(40)는 "40대 이상 중장년층 고독사가 참으로 많은 것 같다"며 "이들 대다수가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자체 지원' 안내문 붙었지만…
지난달 초 서울 광진구에서도 중장년 남성 B씨(59)가 숨진 지 2주일 만에 발견됐다. 그가 살던 16.5~19.8㎡(5~6평) 규모의 원룸에서였다. 이곳은 지하 주차장 일부를 개조한 공간이었다.
방안에는 약봉지가 쌓여 있었다. 냉장고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특수청소업체 바이오해저드가 작업을 위해 B씨의 집을 방문했을 당시 냉기가 가득했다고 한다.
김새별 바이오해저드 대표(48)는 "고독사 특수청소 의뢰건 가운데 40~50대 고독사 비율이 80%에 달할 정도다"며 "이혼 후 혼자 살다가 사망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복지재단이 펴낸 '서울시 고독사 위험계층 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서울에서 발생한 고독사 51건의 33.4%인 17건이 40·50대 중장년층이었다.
서울시 장제급여(장례비용) 수급자 6697명 가운데 고독사 위험계층은 978명이었는데 위험계층 중 50대(19.3%) 비율이 60대(29.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