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게재 순서
① 무리한 고평가 공모가에 ‘개미무덤’ 전락한 크래프톤
② 직원 재물로 장병규 의장만 배불려… 최근에 기껏 300억원 주식 매수
③ 장병규 주가 부양책은 “믿고 기달려 달라” 뿐
크래프톤이 지난해 8월 코스피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후 곤두박질하는 주가에 신음하고 있다. 장병규 의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은 막대한 이익을 거뒀지만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장 의장은 크래프톤 주식 매입에 300억원을 투입하며 주가 부양에 힘쓰는 모양새지만 기업 규모에 비춰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역대급 공모가… 장병규 의장만 배불렸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상장 때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주목받으며 공모가 49만8000원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크래프톤은 당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24조원을 돌파해 단숨에 게임업계 대장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공모가를 지키지 못하며 속절없이 떨어졌다. 주가는 지난해 11월16일 56만7000원을 기록한 적도 있지만 현재는 반토막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얼마전 장 의장의 주식 매입 등으로 다소 반등하는 듯 했으나 여전히 30만원대를 밑돌고 있다. 이 같은 주가 약세는 과도한 공모가와 더불어 최대 주주 장 의장의 특수관계법인(벨리즈원)과 임직원들의 구주매출이 전체 공모액 대비 35%에 달했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그 정도 물량이 구주매출로 나오는 건 이례적이었다”고 전했다. 구주매출은 기업 상장 시 신규 발행 주식이 아니라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공모로 파는 방법이다. 통상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공모주는 공모 자금이 회사로 들어가지 않고 기존 주주들에게 유입되기 때문에 투자 매력을 떨어트리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장 의장만 구주매출로 배를 불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모 당시 장병규 의장 특수관계법인 벨리즈원과 크래프톤 임직원의 구주매출 규모는 모두 합쳐 약 1조5091억원으로 전체 공모금액 4조209억원의 35%를 차지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 상장 시 최대주주가 최소 6개월 의무보유를 이행하도록 규정하나 구주매출은 이러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벨리즈원은 상장 전 크래프톤의 3대 주주로 장 의장이 우호지분 확대 차원에서 2018년 10월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등과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유한회사인 벨리즈원은 상장 규정상 주주구성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벨리즈원 주주들이 보유했던 크래프톤 실제 지분율 역시 안개 속에 있다. 이와 관련해 크래프톤 관계자는 “별도로 확보한 정보가 없다”고 설명했다.
기껏 300억원 매입한 장 의장, 우리사주 직원들은 어쩌나

크래프톤의 현재 주가는 상장 후 최고가 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다. 기관, 일반 투자자뿐 아니라 우리사주 보유 직원들까지 모두 손실을 보고 있다. 우리사주란 회사 직원들이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회사 주식을 취득하는 제도다. 회사 상장 시 공모주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다. 크래프톤 공모주 물량의 20%는 173만846주로 직원들은 우리사주 청약을 통해 35만1525주를 공모가 49만8000원에 배정받았다.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우리사주 취득 자금 대출을 받은 직원들은 대출 약관상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주식 반대매매(매매 계약한 상품을 다시 사거나 파는 일) 위기에 놓인다. 반대매매를 당하면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에 이후 주가 상승은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일부 직원은 수억 원을 대출받아 우리사주 청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장 의장이 상황 수습에 나섰지만 투자심리를 돌리기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그는 지난달 10일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오늘 이후 일정 금액 이상의 주식 일부를 매입할 예정”이 밝히고 그 같은 발언을 한지 약 1주일 만인 지난달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크래프톤 주식을 1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이어 200억원어치를 추가로 매수하면서 장 의장은 약 한 달 동안 300억원으로 약 10만5600주를 사들였다. 전체 발행 주식의 0.2% 수준으로 미미하지만 최대 주주의 주가 부양 의지로 해석되기도 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주가가 저평가되었다는 판단에 매수를 진행한 것”이라며 “향후 신작 발표와 새로운 사업 확장을 통해 주주 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의장의 주식 매입 액수가 시가총액 13조를 넘나드는 기업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어서 주가 부양 효과는 의문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00억원 규모는 주가부양 측면에서 미미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다만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업 전망도 밝지 않아 향후 주가 회복도 요원하다는 시각이 많다. 강석오 흥국증권 연구원은 “기존작의 매출이 하락하고 ‘뉴스테이트’의 초기 성과가 저조했다는 점은 배틀로얄 장르의 성장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며 “현재는 많은 게임들이 배틀로얄에 다양한 콘텐츠를 융합시켜 차별화하고 있는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제한되며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크래프톤의 라이브 서비스 역량 조절 등을 통한 성장이 필요할 것”이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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