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서울 성수동에서 '무신사 뷰티 페스타'를 열고 신진 K뷰티 브랜드를 발굴·육성하며 패션·뷰티 협업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사진=김다솜 기자


"처음 보는 브랜드인데 제품이 괜찮네요."

20일 서울 성수동 '무신사 뷰티 페스타'(무뷰페) 행사장. 방문객들은 부스를 돌며 화장품을 테스트하고 샘플을 받아갔다. 입구에서 받은 빨간색 무뷰페 가방을 든 채 브랜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신제품을 체험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성수동 한복판은 대형 뷰티 박람회장을 방불케 했다.



무신사가 신진 K뷰티 브랜드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하며 쌓은 브랜드 발굴 역량을 뷰티로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화장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넘어 브랜드의 성장 단계부터 함께하는 '뷰티 생태계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무신사 뷰티는 이날 미디어데이를 열고 '무뷰페 인(in) 성수'를 공개했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무뷰페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무뷰페홀과 넥스트 뷰티홀,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를 연결해 성수동 전역에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행사의 중심에는 신진·인디 브랜드가 있었다. 전체 참여 브랜드의 80% 이상을 인디 브랜드로 구성했다. 대형 브랜드 대신 아직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고 체험하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행사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스타트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지난해 11월 론칭한 스킨케어 브랜드 디피노르는 토너 단일 제품만으로 별도 부스를 운영했다. 신생 브랜드가 대표 제품 하나로 소비자 반응을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다.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더 시크릿 랩'은 무신사의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에 선정된 뷰티 브랜드 20곳이 참여했다. 연매출 120억원 이하 소상공인 브랜드를 대상으로 코스맥스가 제품 개발과 생산을 지원하고 무신사는 유통과 마케팅을 맡는다. 브랜드들은 현재 개발 중인 시제품을 공개하고 방문객들의 반응을 살폈다.

무신사가 신진 브랜드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뷰티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있다. 국내 뷰티 유통 시장은 CJ올리브영이 강력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주도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무신사 입장에서는 대형 브랜드 확보 경쟁보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생 브랜드를 조기에 발굴하고 함께 성장하는 방식이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 패션 부문에서 성공적으로 구축한 '브랜드 인큐베이팅' 모델을 뷰티 시장에 이식하려는 셈이다.

패션과 뷰티를 연결하는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 오드타입과 허그유어스킨, 롬앤과 로라로라, 베리웨이와 파인드카푸어 등 패션·뷰티 브랜드들이 협업해 한정판 상품을 선보였다. 협업을 넘어 패션 고객을 뷰티 고객으로 전환하고, 반대로 뷰티 고객을 패션 소비로 연결하는 전략이 담겨 있다.

20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무뷰페 in 성수'를 찾은 방문객들이 다양한 뷰티 브랜드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김다솜 기자


성과는 바로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무뷰페가 진행된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협업에 참여한 뷰티 브랜드 거래액은 직전 같은 기간보다 7.5배 증가했다. 베리웨이와 파인드카푸어 협업 상품을 선보인 라이브 방송은 역대 최고 수준의 분당 거래액을 기록했다. 패션과 뷰티를 함께 소비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성수동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행사 역시 마케팅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한 무신사는 최근 오프라인 접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브랜드를 발견하는 경험이 중요해지면서 플랫폼의 역할 역시 단순 판매에서 경험 제공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9월 홍대에 새로운 오프라인 공간을 선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성수에서 구축한 오프라인 경험을 다른 상권으로 확대하고, 신진 브랜드들의 성장 무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확장의 단계에 있는 만큼 고객들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며 "패션과 뷰티를 연결한 무신사만의 콘텐츠와 브랜드 경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뷰페는 겉으로는 뷰티 행사이나 이면에는 무신사의 플랫폼 전략이 담겨 있었다. 패션 플랫폼으로 출발한 무신사는 이제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뷰티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성수동에 모인 수많은 신진 브랜드들은 무신사가 화장품을 파는 회사를 넘어 K뷰티 생태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