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작년 수익 30% 성과급'을 요구하며 21일 전면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하루 8시간 동안 생산라인이 모두 멈춰서는 전면파업은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의 모습. / 사진 = 뉴스1


현대차 노조가 21일 8시간 전면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 회사 생산라인이 완전히 멈추는 건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상급단체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0∼21일 산하 자동차 부품회사, 현대차 계열사에도 공동파업을 주문했다.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갖춘 미국차의 거센 도전 앞에서 한국 대표 기간산업의 중추가 마비되는 것이다.

이번 현대차의 파업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에서 시작된 이른바 'N% 성과급' 논란이 다른 대형 사업장 파업으로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파업에 나선 현대차 노조의 핵심 요구는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이다. 시장의 상황,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규모, 경영상 판단 등을 고려해 경영진이 주주의 동의를 받아 결정해야 할 성과급 수준을 노조가 쟁의의 목표로 내건 것이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줄 정도로 국내외 시장에서 현대차가 처한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6% 감소했다. 현대차·기아의 내수판매 비중은 처음으로 70% 아래로 떨어졌다. 호주, 브라질, 동남아에선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격화한 데다, 한국보다 한두 수 위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테슬라 등 외국산 자율주행차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1400원 아래로 떨어진 달러 당 원화 환율도, 일본 엔화가 원화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차의 수출 경쟁력에는 부정적이다.

이미 부분파업으로 약 4만 대의 생산 차질, 1조7000억 원의 매출 차질이 생겼는데, 전면 파업까지 벌어지면 2만2000대, 9000억 원의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더해 금속노조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을 근거로 부품·협력사의 임금·고용·안전에 현대차가 실질적 결정권을 행사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공동파업을 벌인다. 금속노조 계획대로 파업이 진행된다면 전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서만 현대차 노사가 16차례 임금 교섭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이 진전된 협상안을 제시했는데도 노조는 '30% 성과급'과 정년 65세 연장 등 무리한 요구들을 고수하고 있다. 한때 세계 자동차 시장을 장악했었지만, 전기차·자율주행 전환에 뒤처져 대규모 구조조정에 직면한 독일 자동차의 현실이 한국 노동계의 눈에만 보이지 않는 것일까. 현대차 노조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닥쳐오는 위기들을 직시하고 전면 파업을 재고해야 한다.